목간에 비친 고대 일본의 서울, 헤이조쿄平城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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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도서
    • 다시 보는 동아시아
  • 사토 마코토 지음
  • 송완범역자
출간일 2017-08-30
ISBN 979-11-5550-214-3 93910
면수/판형 변형판 150x208·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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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목간을 통해 드러나는 일본 고대 도시의 실상

     

    이 책은 일본 나라(奈良) 시대(710~794)의 수도였던 헤이조쿄(平城京, 710~784)에서 출토된 목간들을 해독함으로써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고대 도시의 입체상과 당대의 현실을 재현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목간은 일본서기속일본기와 같은 편찬 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당대사를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일본의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저자인 도쿄대학 사토 마코토(佐藤 信) 교수는 고대 일본의 모습을 목간과 편찬 사서를 통해 설명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구와 부가 집중되고, 귀족과 하급 관인 등 사회적으로도 여러 계층이 존재하면서 사회적 분업이 전개됐으며, 나아가 대규모 물자 유통이 이뤄지는 가운데 민중의 생활이 영위되던 일본 고대 도시의 실상을 명징하게 분석해낸다.

     

     

    사료로서 목간의 가치

     

    일본 고대에서 목간이 활발하게 사용된 시기는 8세기까지이고, 문서 목간은 10세기 이후 더 이상 보이지 않지만, 공진물 등 물품에 붙이는 하찰 목간을 비롯해 연습용의 습서 목간, 현대의 인사 기록 카드인 고선 목간 등 다양한 용도의 목간들은 오랜 세월 견실한 생명력을 유지했다. 목간은 글자가 틀리면 칼로 깎아 쉽게 수정할 수 있고, 좌우에 홈을 파 연결하거나 구멍을 뚫어 가공하는 등 편의성이 탁월했다.


    이렇게 사용 범위가 넓었던 것만큼 목간은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았다. 첫째, 목간은 1차 사료를 취사선택해 국가의 입장에서 편찬한 역사서와 달리, 당대의 여러 시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생생한 동시대 사료였다. 예컨대 일본서기에서 646(대화 2) 정월 조에 보이는 다이카노 가이신(大化改新, 7세기 중엽에 중국의 율령제를 본떠 왕을 정점으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려던 정치 개혁)’ 관련 문장은 편찬 단계에서 다이호 율령에 의해 수식된 글이다. 이것이 있는 그대로 7세기 중반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후지와라큐(藤原宮) 목간을 통해 밝혀진다. 또한 고대사에서 유명한 군평(郡評) 논쟁도 동시대 사료인 목간이 증거로 제시됨으로써 논쟁에 마침표가 찍힌다.


    둘째, 대체로 편찬 사료는 5위 이상의 귀족들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목간은 수많은 하급 관인들에 대한 기사와 예컨대 나날의 식사에 관한 것 등 일상적인 기록들을 많이 담고 있다. 지방에서 공진돼온 쌀과 소금의 물품 꼬리표 목간이 대량으로 출토됨으로써 하급 관인의 궁내 근무 환경과 그들의 식탁 모습까지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목간은 계층과 계급을 초월한 구체적인 일상사의 자료인 셈이다.


    셋째, 국가가 편찬을 주도한 역사서에서는 중앙과 기나이(畿內, 왕성 주변의 귀족들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한 역사가 기록됐다. 하지만 지방 유적에서 출토되는 목간과 지방으로부터 보내져 궁도에서 출토된 하찰 목간들에는 각 지방과 지역의 고대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로써 일본 열도 각지의 고대사가 다원적으로 전개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육국사(六國史, 나라와 헤이안 시대에 걸쳐 국가가 편찬한 여섯 권의 정사)와 율령 등이 전하는 중앙 정부의 역사와 비교검토를 통해 일본 열도의 고대 사상까지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헤이조쿄 목간이 증명하는 사실(事實), 사실(史實)

     

    1300년 전 도읍을 옮기며 시작된 나라 시대의 서울 헤이조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적들이 집중해 있으며,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고도(古都). 도다이지(東大寺), 고후쿠지(興福寺) 등의 사찰과 도다이지의 방대한 재물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였던 쇼소인(正倉院)의 보물들이 당대 모습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이 인류의 문화도시에서 다량의 목간이 발굴되었다. 이 목간들은 이제 문서주의를 도입했던 일본 율령국가의 구조와 실태를 검토하는 과정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료로 인식되고 있다.


    첫째, 목간을 검토함으로써 헤이조큐(平城宮, 헤이조쿄의 궁성) 내에서 발굴된 유적 지구들이 어떠한 성격의 관사(官司)인가가 밝혀지게 됐다. 예컨대 관인의 근무 평정을 담고 있는 고선(考選) 목간들이 출토되면서 문관 인사를 담당했던 식부성(式部省) 시설이 분명해졌다. 쌀 이외의 식료 분배에 관한 목간이 출토되면서는 해당 공간이 백관의 식선(食膳)을 담당했던 대선직(大膳職)이라고 판명되기도 했다. 술을 제조하는 쌀의 하찰 목간이 출토되거나 대규모 우물이 발견됨으로써 해당 공간이 조주사(造酒司)로 추정되기도 했다.


    둘째, 토기와 기와 등 나라 시대의 여러 유물들의 연대가 결정됐다. 문자 없이 유물만으로도 형태상의 전후 관계에 의해 상대적인 연대 추정이 가능하다지만, 그것이 서기 몇 년의 것인가를 밝히는 절대 연대는 파악이 어려웠었다. 하지만 쓰레기 처리장처럼 일정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폐기돼 버려진 목간들에 기재된 연기(年紀)를 통해 토기와 기와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나라 시대의 토기와 기와의 편년(상대 편년)에 절대 연대를 부여해 절대 편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셋째, 헤이조큐 목간에는 하급 관인의 세계가 잘 반영돼 있다. 예컨대 단책형의 판에 옆으로 구멍을 뚫어 엮은 고선 목간에는 하급 관인들의 출신지와 근무 평정의 실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자료들과는 확실히 다른 가치를 지닌 사료라 할 수 있다. 특히 하급 관인들이 한자한문 능력을 키우기 위해, 유교 고전한문으로 된 명문집율령 조문공문서 서식한시 등을 연습해 기록하던 습서 목간들이 여러 곳에서 출토됐다. 이를 통해 당시 작은 칼과 붓의 관리라 불리는 율령 관인의 당시 교양 수준까지 간취해볼 수 있다.


    넷째, 공진물 하찰 목간들을 통해 소금과 해조류, 가쓰오(堅魚)와 전복 등 여러 지방 특산물이 헤이조큐로 모여드는 조세 공납 체계가 확인됐다. 실물 공납 기반의 율령 국가의 경제 상황을 밝히는 실질적인 사료로서 목간이 기능한 셈이다. 또한 쌀의 공진물 하찰 목간과 중앙 관사에서 매일 식료를 청구하는 청반(請飯) 문서 목간 등에 의해 헤이조큐 내에서 중앙 관인들의 일상적 급식의 실태도 밝혀졌다.


    이외에도 쇼무 천황의 대불(大佛) 건립 사업에 조달된 동()의 지출 내역을 담은 목간, 에미노 오시카쓰의 난 등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는 목간, 그리고 당대 문화 살롱 역할을 했던 나가야오長屋 왕가의 저택에서 발견된 목간들을 분석함으로써, 이 책은 헤이조큐 목간이 단순한 사실(事實) 정보를 넘어 역사적 실체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사토 마코토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문학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국사학)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원, 문화청 기념물과 문화재조사관, 세이신여자대학 조교수, 도쿄대학 문학부 조교수를 거쳐, 현재 동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日本古代の宮都木簡, 古代の遺跡文字資料, 出土史料の古代史, 律令家と天平文化등이 있다.

    송완범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도쿄대학대학원에서 일본 고대사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로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나라 시대의 백제왕씨와 문화적 특성, 백촌강 전투와 왜-동아시아 세계의 재편과 관련하여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삼국지의 세계(공역), 일본의 고대사 인식등이 있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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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두기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1부 목간과 고대 일본의 서울

     

    1장 목간이란 무엇인가

    1. 일본 고대의 목간

    2. 목간의 분류

    3. 목간의 사료적 특질

    4. 목간의 출토부터 보존까지

     

    2장 헤이조큐와 헤이조쿄

    1. 헤이조큐의 재발견과 보존

    2. 발굴 조사를 통해 본 고대 도시

     

     

    2부 목간과 고대 일본의 생활상

     

    3장 한자 문화의 수용과 목간

    1. 한자 문화의 수용과 일본 고대 국가

    2. 7세기 지방 호족의 한자 문화 수용

    3. 율령국가의 문서주의

     

    4장 목간과 율령국가

    1. 새로운 고대사

    2. 율령국가와 목간

    3. 헤이조큐 목간이 말하는 것

     

    5장 목간과 하급 관인

    1. 목간 기록자

    2. 지방 호족과 하급 관인

    3. 습서 목간

     

    6장 고대 급식제와 목간

    1. 고대 국가의 급식제

    2. 고대 국가의 식료 조달

    3. 청반 문서 목간

     

     

    3부 다양한 목간들

     

    7장 공진물 하찰 목간과 국가 재정

    1. 공진물 하찰 목간과 율령 재정

    2. 하찰 목간의 여행

    3. 여러 지방 하찰의 특징

     

    8장 문서 목간의 세계

    1. 문서 목간

    2. 문서 목간의 기능

     

    9장 군부 목간과 봉함 목간

    1. 지방 관아의 출토 목간

    2. 군부 목간

    3. 봉함 목간

     

     

    4부 목간이 증명하는 사실事實, 사실史實

     

    10장 목간으로 보는 대불 건립

    1. 대불 건립

    2. 도다이지 대불전 서쪽 회랑 유적과 출토 목간

    3. 나가노보리 광산과 고묘 황후 그리고 불교

     

    11장 목간과 에미노 오시카쓰의 난

    1. 한 점 목간으로부터

    2. 우네메, 지방 호족과 왕권

    3. 에미노 오시카쓰의 난과 목간

     

    12장 주부 목간의 세계

    1. 율령제의 제사

    2. 주부 목간

    3. 나무에서 종이로

     

    13장 나가야오케 목간의 세계

    1. 나가야오

    2. 나가야오의 변고

    3. 나가야오케 목간의 세계

     

    목간 석문의 기재방식/참고문헌/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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