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연구를 통한 이론적 측면과 춤현장의 실제적 연구를 병행해

문묘일무 춤사위에 내재된 철학적 의미와 예악사상을 밝힌 역저

문묘일무는?

일무(佾舞)에는 종묘일무(宗廟佾舞)와 문묘일무(文廟佾舞) 두 종류가 있다. 종묘일무는 조선조 역대 왕을 모시는 종묘제례에서 추는 춤이고, 문묘일무는 공자를 비롯한 퇴계와 율곡 등 훌륭한 스승을 섬기는 문묘제례인 석전(釋奠)에서 추는 춤이다. 석전은 본시 천지인의 다양한 제사의식을 일컫는 것이었으나 성현·선사를 섬기는 것에서 공자 중심의 문묘제사로 변화 발전을 이루어 오늘에 이른다. 그러므로 대학을 상징하는 문묘의 공간에서 학생들이 스승을 공경(恭敬)의 예로 섬기는 의식 춤이 곧 문묘일무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춤이 지니는 진정한 의미는 학생들이 스승을 섬기는 것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에 있다. 유교문화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이 춤은 조선시대 국립대학인 성균관 중심으로 발전을 이루어 온 우리나라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대학을 상징하는 전통의례(釋奠)와 춤(佾舞)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것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크다. 이 책은 구체적인 춤의 근원을 찾기 위해 주역(周易)의 이론에 근거하여 일무를 분석했다. 그래서 고대춤의 시원을 비롯하여 춤의 기본이 되는 진퇴(進退)의 형성 배경과 팔괘(八卦)의 원리가 적용된 일무의 특성 등을 추출, 송대 이후 명 · 청대와 우리나라 조선시대에 형성된 문묘일무의 춤사위에 내재된 철학적 의미와 예악사상을 밝혔다. 이를 통해 우리 춤의 역사적 · 정신적 의미를 되새겨봄과 아울러 큰 틀 속에서 춤의 역사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도 문헌연구와 함께 문묘일무의 춤현장을 중시한 연구서라는 점이다. 춤의 이론적 측면과 춤현장의 실제적 연구를 병행함으로써 춤을 다각적인 방향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이론서와 차별성을 지니며, 앞으로 인문학과 예술학의 학제 간 융합연구를 넘어 보다 발전적인 통섭(統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임학선 교수는 ‘문묘일무’를 통시적으로 정치하게 검토하고 분석했다. 1장에서 “일무의 유래와 종류 및 형식”을 고찰했고, 2장에서는 “일무의 원리와 구조”, 3장에서는 “일무의 춤사위”, 4장에서는 “춤사위의 역학적 원리와 구조”, 5장에는 “춤사위와 예악사상”을 논했다. 춤은 일차적으로 시각에 호소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그림과 도표가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이를 감안하여 한국과 중원의 일무와 관련된 수많은 그림들을 수집하여 이 책에 수록했다. 저자는 독자의 이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1장에서 5장까지 내용 전개에 수반된 그림과 도표들을, 우리나라와 중국 문헌들에서 이를 꼼꼼히 적출하여 해당 편장에 첨부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와 더불어 ‘문묘일무’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료가 문헌에 없을 경우, 이를 재현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을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성균관 문묘 석전의식에 거행되는 ‘문묘일무’가 과연 얼마만큼 고대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지는 시각에 따라 다른 평가가 있을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천여 년 동안 전래된 유일한 일무(佾舞)임을 감안할 때, 국내외에 잔존한 각종 문헌들을 참고하여 ‘문묘일무’의 핍진한 춤사위가 명료하게 규명되기를 바란다.임학선 교수의 본격적 연구서인 『문묘일무의 예악사상』 발간을 계기로, 정연하게 논리체계가 갖추어진 ‘문묘일무’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