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은 漫錄으로 되어 있으나 朝鮮王朝 時期의 역사 사실을 각종 야사류 및 제반 기록들을 널리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編述한 내용이다. 이와 유사한 성격으로 李肯翊의 練藜室記述과 安鼎福의 列朝通記가 알려져 있는바 이 藥坡漫錄 또한 그에 못지않게 방대한 책이다. 영조 때의 재야 학자 李希齡(1697-1776; 호 藥坡)에 의해 처음 저술작업이 이루어졌고 그의 손자 李漢宗(1765-1843)에게로 불후의 사업이 승계되어 편체가 갖추어지고 경종조와 영종조의 기사가 보충되어, 드디어 60冊에 이르는 巨帙로 완성된 것이다. 18, 9세기 서울의 한 선비 지식인의 ‘實地의 學’에 전심전력한 결실이었다. 그럼에도 당시는 물론 오늘에 이르도록 한번도 간행을 보지 못한채 겨우 필사본으로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지금 영인으로 나온 이 책은 햇빛을 받지 못하고 파묻혀 있는 우리의 소중한 國故文獻의 때늦은 公刊이라는 의미를 지닐 뿐만 아니라, 國學 일반의 자료로 두루 소용될 것임은 말할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