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문화관광부 학술 부문 추천도서
<아리랑>은 한민족의 동질성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민요로서 세계성을 획득하며 전승·전파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 있는 한민족 동포에게 <아리랑>은 민족적·실존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노래이며 나아가 한민족 최대과제인 남북 화합의 상징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즉 <아리랑>은 한민족의 가슴에 애국가보다 더 넓고 깊은 감동을 주는 노래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아리랑>은 근대의 질곡을 넘으며 한민족 전체의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한정된 지역에서 지역적 공동체감을 확인하며 특정 지역에서만 전승되던 <아리랑>은 조선 후기 생산력의 발달, 농민분해 현상, 도시화, 상업·교류의 발달 등을 조건으로 부분적으로 전파되다 19세기 후반 경복궁 중건공사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된다. 그리고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을 통해 결정적으로 한민족의 정체성을 대표하게 된다.
‘정선아라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한민족의 입에 오르내리는 모든 <아리랑>의 근원이다. 그리고 이 ‘정선아라리’를 13년 동안 조사하고 20여 년간 정리한 결과가 『정선의 아라리』에 담겨 있다.
이 책에는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조사한 7천여 편에 달하는 가사가 실려 있다. 채록된 노래가 녹음테이프 140개 분량, 노랫말을 옮겨 적은 카드는 1만여 장에 달한다. 총 70여 명의 조사인원이 참여하고 정선의 71개 부락 499명의 제보자를 조사하였다. 외부에 알려진 지역의 소리꾼의 소리뿐만 아니라 삶의 숨결이 축적된 생활 현장의 노래가 가득하다. 이 책은 구비문학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이는 의의가 있다. 앞으로 녹음 내용을 재생·정리하여 판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후속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