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전편을 이해하기 위한 정확한 번역과 또한 그 과정에서
필자가 들인 노력과 결과물이 오롯이 담겨 있는
이 책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통의 사상가를 만난다!
? 이 책은?
동아시아 고전은 역·주·해·소·론이란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해석이 이루어진다. 역(譯)이란 좁은 의미의 번역인데 동아시아 고전들은 번역만으론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기에 주(注)가 필요하다. 주란 모내기할 때 물을 주듯이 번역한 글에도 물을 대주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물론 역과 주를 통한 내용이라도 여전히 거칠고 딱딱하므로 해석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내용이 매끈하게 다듬어져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해(解)이다. 또 해석된 내용이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밝혀야 고전이 현대에 부활할 수 있으므로 소(疏)의 작업을 필요로 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훌륭한 내용이라도 비판이 이루어져야 우리들에게 쉽게 다가오므로 논(論)의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가 해와 소에 더해 역과 주까지 책으로 펴낸 데는 첫째, <장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확한 번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온 장자서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에서 출판된 장자서조차 번역에 있어 서로 다른 부분들이 많아 번역이 통일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는 <장자>가 다루는 내용이 그만큼 어려운 탓이다. 이에 필자는 정확한 번역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부하고, 또 이 노력의 결과를 가감 없이 보여줘야 후학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둘째, 한문을 모르는 세대를 위해 <장자> 번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한문을 몰라도 누구든지 <장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책이든 번역만 정확하면 굳이 원문을 따로 찾아서 볼 필요는 없다.
필자는 동아시아 고전 중에 가장 난해하다는 ?장자?를 제대로 풀겠다는 심정으로 그동안 역·주·해·소를 진행해 왔다. 약 10년의 준비 기간과 5년에 걸친 집필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장자?의 해와 소를 내편, 외편, 잡편의 순으로 출판해 왔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장자>의 역과 주를 출판하는 것으로 기나긴 여정을 일단락 지었다.
지리산 경상남도 쪽 언저리 산청군 생초면에서 태어난 저자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졸업해선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기자로 3년여를 일하다 미국 유학을 떠나 미주리대에서 언론학으로 석사와 박사를 받은 뒤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교수로 부임해서 근무하다 정년 퇴직했다. 커뮤니케이션을 동아시아사상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을 평생의 목표로 삼아 <장자> 내편, 외편, 잡편의 역․주 ․해․소를 펴냈다. 그 밖에 저서로는 <禮와 藝: 한국인의 의사소통 사상을 찾아서>와 <노장 ․공맹 그리고 맥루한까지>, <玄: 노장의 커뮤니케이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