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형제들 : 시와 대화로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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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버트 펜 워런 지음
  • 이영옥역자
출간일 2019-06-10
ISBN 979-11-5550-310-2 03840
면수/판형 변형판 135x203·376쪽
가격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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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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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자 「독립선언서」의 작성자인 토머스 제퍼슨의 조카 릴번 루이스의 실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극시(劇詩). 릴번은 어머니의 유물인 찻주전자를 깨뜨렸다는 이유로 젊은 흑인 노예를 토막 내 살해해버린다. 이를 계기로 오래전 세상을 뜬 제퍼슨이 유령으로 소환되고, 그는 작중 인물로 등장한 작가 워런과 조카의 살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인간의 고귀함과 완전성을 신뢰했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기 시작한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문제를 인간의 원죄의식과 결부시켜 인간 내면의 가장 악한 본질을 꿰뚫어본 문제작이다.

    작가 로버트 펜 워런은 1946년과 1957년 두 번에 걸쳐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시인, 비평가였다. 

     

     

     

    악마의 형제들 PR 홍보 이미지.jpg

     

      

    제퍼슨 미스터리와 범죄극
    역사와 허구의 교직


    이 작품은 역사상에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미제 사건을 바탕으로 씌어졌다. 미국문학의 비극적 전통을 계승한 작가 로버트 펜 워런은 이를 사실과 판타지의 교직으로 재구성해냄으로써 인종 문제와 인간의 원죄라는 운명적인 화두를 함께 도발한다.

    “경이로운 해”라 기억되는 1811년 어느 날 밤, 저택 ‘로키 힐’에서 흑인노예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릴번 루이스. 그는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조카였다. 미국의 정신이자 「독립선언서」의 작성자, 인간의 고귀함과 완전성을 신뢰했던 제퍼슨은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해버린다. 시간은 흐르고, 이제 불특정한 시공의 무대 위로 작가 로버트 펜 워런이 그들을 소환해낸다.

    출간 당시 이 작품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건국의 아버지로 숭앙 받던 제퍼슨의 잘 알려지지 않은 치욕의 역사가 이 작품의 소재였기 때문이다. 사실 제퍼슨은 흑인노예제도가 필연적으로 백인의 타락을 초래한다고 믿고 있었음에도 그 자신이 수백 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고, 여성노예와는 오랜 기간 부적절한 내연관계에 있기도 했다.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여 심지어 인간이 신처럼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순수(진)한 제퍼슨의 철학은 결국 그의 조카들이 설명할 수 없는 잔인한 범죄에 연루됨으로써 길을 잃는다.

    작가 워런은 미제 사건이던 제퍼슨의 과거를 극적 재현의 과정을 통해 재조명함으로써 신산한 역사의 일부로 재정립해낸다. 미온적이었던 제퍼슨의 태도가 워런의 역사의식을 자극했으니, 워런은 허구의 세계에서나마 제퍼슨의 마음을 열고, 미국의 역사를 바로 잡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과거를 부인하고서 현재는 있을 수 없으며, 미래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재확인된다.


     

    괴리된 이상을 좇았던
    제퍼슨의 두 분신, 릴번과 메리웨더
    인간 내면의 가장 악한 본질과 맞닥뜨리다


    작품 속에서 「독립선언서」 작성 당시를 회상하며 제퍼슨은 스스로 순진한 희망과 낙관 그리고 욕망에 빠져 있었음을 실토한다.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이상과 인간성을 꿈꾸었었다. 이런 그에게 도덕적ㆍ심리적 가치의 복합성, 즉 도덕성은 필연적으로 모호하다. 진실은 경험으로 검증되어야 함을, 인간의 이상은 실제와 맞물려 조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그는 쉽게 납득하지 못했었다.

    릴번은 여러 측면에서 이러한 제퍼슨과 유사한 캐릭터다. 현실감 없는 관념에 집착하거나 스스로 규정해놓은 범주 안에서 자신의 개념이 좌절되는 데 불만을 품는다. 지향하는 이상과 현실과의 접목이 어렵다는 사실을 그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제퍼슨의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뒤흔든 그의 범죄는 이러한 자기분열 과정의 파국이었을 뿐이다. 제 분신의 파국은 제퍼슨 자신의 파국이나 마찬가지였다.

    또 한 명의 비중 있는 캐릭터가 바로 메리웨더 루이스다. 그는 제퍼슨이 “서부 해안 멀리 야만 세상을 구하기 위해 보낸 나의 아들이나 한 가지인” 인물이다. 단순히 제퍼슨의 청년 숭배자가 아니었다. 그 자신이 제퍼슨의 친족이며 그의 조카인 릴번 루이스와도 사촌지간이다. 그는 제퍼슨식의 이상을 지니고 서부로 나가 문명을 개척하려 했다. 작가 워런 역시 메리웨더가 릴번과 함께 ‘문명의 선구자’로 서부 황야에 ‘빛’을 전해주러 갔다면서 작품에서 그의 역할을 분명히 해두었었다.

    그러나 메리웨더는 인간의 선(善)에 관한 신뢰로써 자기 철학을 일구었음에도 정작 인간의 실체를 경험하지 못했던 제퍼슨을 계승하는, 그의 연장된 자아다. 메리웨더는 낯선 곳을 개척하며 경이와 장대함을 느끼는 데 머무르지 못했다. 도리어 온갖 인간들과 다양한 일을 겪으며 각종 야만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는 그에게 제퍼슨이 제
    시한 세계가 허상임을 드러내는 자연스런 과정이었다. 결국 그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찬 세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환멸에 사로잡힌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제퍼슨의 이상은 이렇게 또다시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우리는 모두 죄인
    인종차별 그리고 운명적인 원죄의식


    1953년에 이 작품이 처음 출간되기 전까지 작가 워런은 인종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는 그가 당대의 뜨거운 쟁점을 외면해서라기보다는 이 문제가 역사적으로 미국인의 의식 속에 깊이 내재되어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임을 그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워런은 이 문제에 섣불리 대응하지 않은 것뿐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점차 깊어졌다. 그리고 기어이 『악마의 형제들』을 통해 평등사상 위에 성립된 「독립선언서」 공표 이후 전개되어온 미국인의 도덕의식의 양상을 저 어두운 과거에 비춰 결산한다.

    워런은 인종차별을 다룬 범죄극의 프레임 위에 ‘인간은 모두가 죄인’이라는 자신의 문제의식을 통합시킨다. 즉, 범죄의 책임을 단순히 릴번 한 사람에게만 집중시키지 않고, 함께 등장하는 가족 대부분이 이 비극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하거나 이를 방조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요컨대 희생자나 희생자 집단 그리고 가해자와 가해자 집단, 심지어는 내러티브를 주도하는 작가 자신과 독자들까지 모두 이 사건에 운명적으로 관여되는 것으로 서사는 진행된다.

    어쩌면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어떤 보이지 않는 운명의 힘이 있다고 느끼는 듯하다. 작품 속에서 R.P.W.란 이니셜로 등장하는 작가 워런조차 희생당한 흑인 노예가 당시 상황을 “오래 느껴온 어떤 일의 기이한 완성”으로 생각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작품 전체를 잠식하고 있는 이런 운명적인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도리어 릴번이 도구로 쓰였다고 볼 수 있는 여지까지 생겨난다. 나아가 릴번의 악행 동기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 때문이라는 주장은 곧 선을 위해 악을 저지른 셈이 되기에, 결국 이 악행은 선의 존재를 인정하는 행위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

    이것은 통속적인 선/악 이원론을 회의하고 전 인간의 운명적인 원죄의식을 상기시키려는 작가만의 통찰과 전략인가, 순수한 열정 속에도 죄악이 숨겨져 있음을 고발하려는 작가만의 진정성인가. 


     

    개작의 이유


    정치문제에 휩쓸려 들어가는 인간의 모습과 그 도덕적ㆍ심리적 갈등 양상을 그려낸 소설 『모두 왕의 신하들』(All the King’s Men, 1946)과 시집 『약속』(Promises, 1957)은 작가 워런의 대표작으로, 그에게 두 번이나 퓰리처상이란 영예를 안겨준 수작들이다(현재까지 시와 소설 두 부분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는 워런이 유일하며, 또한 작가는 미국 최초의 ‘계관시인’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모두 왕의 신하들』이 소설가로서 워런을 대표하는 작품이라면, 『악마의 형제들』은 시인으로서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부제가 ‘시와 대화로 된 이야기(A Tale in Verse and Voices)’듯이 이 작품은 대화가 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보면 작중인물들이 등장하는 드라마의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1953년 이 작품을 처음 발표했던 워런은 무엇이 불만이었는지 1979년 사반세기 만에 이를 대폭 수정하여 상당히 다른 작품으로 재출간한다. 한 시인이 같은 작품을 재차 출간하게 된 까닭과 두 판본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와 보완점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먼저 1953년 판에서는 작품 배경을 언급하면서 19세기 초 버지니아 주에서 켄터키 주로 이주한 찰스 루이스 대령을 대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반해, 1979년 판에서는 이주 시점을 아예 1807년으로 못 박은 뒤 당시 대령의 두 아들이 사들인 개척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는 이 작품이 막연한 사건이 아니라 구체적인 가문과 인물이 연루된 실제 역사의 한 단면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워런은 분량을 과감하게 줄이면서 자신이 전하려는 바를 보다 명쾌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메시지는 그가 다른 작품들에서도 전하려던 예의 보편적인 주제, 즉 인간의 순진한 이상에 대한 전망은 타고난 죄악으로 인해 좌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정본을 다시 내면서 많은 부분을 고쳤지만, 그 주제의식만큼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명료하고 뚜렷해졌다.



    문학 혹은 작가의 역사적 소명

    실제로 워런은 역사상의 제퍼슨이 조카들의 살해사건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 채 무시해버렸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워런은 그를 20세기의 유령으로 작품에 불러냈고, 그로 하여금 당시를 회상하며 사건 하나하나를 되짚은 끝에 자기 가문의 연루 사실을 받아들이게 만듦으로써 역사적인 과제를 마무리한다.

    이때 작가는 직접 R.P.W.라는 인물로 등장해 제퍼슨 유령과 사건 발생 당시 배제됐던 지점들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눈다. 즉, R.P.W.는 현재 살아 있는 인물로서, 역사적 존재인 제퍼슨의 침묵을 깨뜨리고 마침내 과거의 죄악을 역사의 일부로 인정하는 과업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맡는다.

    워런은 불편한 역사적 사실 앞에 아무런 심경의 기록도 남겨두지 않은 국부 제퍼슨을 떠올리며 미국의 역사는 미완의 상태라고 생각한 듯하다. 대통령 가문의 치욕을 시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시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국가 발전과 군사력과 국가적 도덕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도리어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꿰뚫어보며, 낙관주의를 표방하되 인간사에 드러난 실상과 결점들을 항상 역사의 전제로 둘 것을 잊지 않고 있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로버트 펜 워런

    (Robert Penn Warren, 1905~1989) 


    미국 남부 켄터키 주 거스리에서 태어났다.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밴더빌트대학에 입학했지만, 당시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존 랜섬, 앨런 테이트 등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문학의 길로 들어선다. 이른바 ‘남부 의식’을 지닌 시인과 비평가들이 중심이 되었던 ‘은둔파 시인(The Fugitive Poets)’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20세기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그는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 속에서 윤리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주제들을 탁월하게 형상화해내곤 했다. 그가 너대니얼 호손 이래 미국문학의 비극적 전통을 계승하며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밀도 높게 탐색해온 작가로 꼽히는 이유다. 정치문제에 휩쓸려 들어가는 인간의 모습과 그 도덕적ㆍ심리적 갈등 양상을 그려낸 소설 『모두 왕의 신하들』(All the King’s Men, 1946)과 시집 『약속』(Promises, 1957)은 그의 대표작으로, 그에게 두 번이나 퓰리처상이란 영예를 안겨준 수작들이다(현재까지 시와 소설 두 부분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는 워런이 유일하다). 또한 작가는 미국 최초의 계관시인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밴더빌트대학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예일대학을 거쳐 로즈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학(뉴칼리지)에서 수학했다. 그리고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아 무솔리니 집권기에 이탈리아에서 연구하기도 했다. 밴더빌트대학, 사우스웨스턴칼리지(현 로즈칼리지), 미네소타대학, 예일대학, 루이지애나주립대학 등에서 교수로 있었으며, 클레안스 브룩스와 함께 당시 대학 문학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시의 이해』(Understanding Poetry, 1938)를 집필하기도 했다. 특히 루이지애나주립대학 재직 시절에는 문학 계간지 『서던 리뷰』(The Southern Review, 1935)를 창간하고 발행했으며, 브룩스와 함께 신비평의 전통을 수립하는 등 비평 분야에서도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그의 『평론 선집』(Selected Essays, 1958)에는 시와 소설을 바라보는 예리한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모두 왕의 신하들』과 『약속』 외에도, 『복면 기마단』(Night Rider, 1939), 『충분한 세계와 시간』(World Enough and Time, 1950), 『천사의 무리』(Band of Angels, 1955), 『동굴』(The Cave, 1959), 『홍수, 현대의 로맨스』(Flood: A Romance of Our Time, 1964) 등의 소설과 『인종차별』(Segregation: The Inner Conflict in the South, 1956), 『남북전쟁의 유산』(The Legacy of the Civil War, 1961) 등 깊은 통찰이 담긴 에세이들이 전한다.


     

     

    이영옥

    이화여자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하와이동서문화센터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하와이대학에서 미국문학의 비극적 전통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영문과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2년 정년을 맞았다. 재직 시 한국영어영문학회ㆍ한국현대영미소설학회ㆍ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 등 주요 학회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번역ㆍTESOL 대학원장과 대외협력처장을 맡아 일선에서 일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로 활동해왔으며, 정년 이후 안중근 의사의 홍보대사로 그의 숭고한 평화사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까지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으로 봉직했다.

    헨리 제임스,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등 주요 미국작가들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오면서 『젠더와 역사: 소수인종문학의 이해』, 『미국소설과 공동체의식』, 『N.호손과 R.P.워런』(영문저서) 등의 저서를 상재했으며, 국내외 학술지에 이와 관련한 여러 논문들을 발표했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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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등장 순서에 따른 화자들

    악마의 형제들

    제1부|제2부|제3부|제4부|제5부|제6부|제7부|미주

    작품 해설

    지은이ㆍ옮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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