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 아이에게 아버지의 보호만큼

절박하게 필요한 것은 없다.”

_프로이트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최초이자 최고의 교과서

엄마와 더불어 자녀 양육과 교육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이론과 실제를 정리한 개론서이다.

저자인 미국 델라웨어주립대학교 교육학과(유아교육전공) 김근규 교수의 오랜 연구 주제는 ‘아버지’에 관한 것이었다. 다양한 아이들과 아버지들을 만나고, 또 두 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저자는 “과연 아버지는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깊은 고민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 정리한 것이다.

진지하지만 진솔한 저자의 고민이 담긴 이 책은 아직 아빠가 되기 전인 예비 아빠나 초보 아빠는 물론 자녀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빠들은 물론 유아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 등 전문가를 위해서도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교육의 필요성

임신과 출산을 직접 몸으로 겪고 양육하는 ‘어머니에 대한 교육’에 비해 ‘아버지에 대한 교육’에 관한 인식은 지금까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상대적으로 ‘좋은 엄마’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양육이나 육아에 관한 교육서의 경우 엄마에 초점을 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부모 어느 한쪽만 잘 돌보고 가르친다고 해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엄마에게는 엄마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아빠에게는 아빠만의 고유한 역할이 있다. 아이들은 일차적으로 부모로부터 삶의 기본적인 것들을 배운다. 그리고 점차 주변 친구, 선생님, 친척 등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험하고 학습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아이들은 자기 삶의 영역을 점차 넓혀 나가며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해 간다.

과거에 비해 가족 규모는 줄어들었고, 전통적으로 자녀양육을 전담하던 엄마의 사회적 활동은 크게 늘어났다. 따라서 오늘날 아빠의 역할은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도 계속 변화하는 사회·정치·경제 등의 영향을 받으며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바로 ‘자녀의 요구’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무엇이 우리 자녀에게 최선인가 하는 문제’다. 자녀, 특히 영유아기의 어린 자녀는 아버지와의 상호관계를 절실히 원한다. 책을 재밌게 읽어주고, 같이 목욕을 하고 물장난을 치며, 저녁밥으로 뚝딱 한 그릇 음식을 차려주고, 신나게 킥보드를 타고 같이 공원을 산책하는 아빠. 즉 자녀야 말로 ‘아버지교육’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이다.

아버지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개론서

저자는 바람직한 부모와 자녀 관계를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를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엄마와 아빠 모두 자녀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함은 물론, 자녀양육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실제 생활에 접속시켜가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배움을 통해 건강한 부부관계와 바람직한 부모-자녀 관계가 형성되고 함께 성장하고 더불어 변화해 갈 수 있다.

이 책은 “아버지교육이란 무엇인가? 왜 아버지교육이 중요한가? 아버지교육을 통해 아내와의 관계와 자녀와의 관계에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자녀양육에 필요한 양육의 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특히 아버지는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또 교육해야 하는가?”와 같은 고민과 답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아버지교육에 대한 이해를 담았다. 아버지교육의 개념과 역사를 살펴보고, 아버지가 되기 전 배우자의 선택과 결혼에 대한 이해를 간략히 알아본다. 또 자녀 발달에 대한 기본적인 과정을 이해한다. 제2부는 아버지교육의 이론과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태내기부터 유년기까지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른 아버지의 역할을 살펴보고, 서구를 중심으로 발전한 아버지교육의 여러 이론을 자세히 살펴본다. 실제로 운영된 아버지교육 프로그램을 미국과 우리나라의 사례로 나눠서 알아보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 현장에서 활용하는 아버지교육 프로그램의 실제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와 교육, 맞벌이나 한부모, 재혼 가정 등 다양한 가정에서의 아버지 역할을 살펴본다. 이어서 자녀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이해와 안전사고 예방 및 응급처치처럼 실제로 알아두면 유용한 상식을 정리했다.

또한 각 장마다 읽을거리로 여러 아버지의 실제 이야기를 실었으며, 더 생각해 보거나 같이 논의해볼 토의 주제를 수록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버지로서 확신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대부분의 아빠들은 좋은 아빠가 되고자 한다. 대개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을 달리기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느 한 목표점에 다다른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그 전체의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완벽한 아빠가 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빨리 그 목표를 이루어야 한다며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아빠라는 결승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아이의 성장이 배밀이를 시작하고, 기고, 걸음마를 시작하는 것처럼 여러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플라톤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일은 ‘불멸’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몇몇 사람들은 유명해져서 이름을 남기는 것으로 죽음을 피하려 한다. 또는 보존할 가치가 있는 멋진 예술작품이나 건축물을 만들어 불멸을 이루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성공률이 높은 불멸의 방법은 바로 ‘자녀를 낳는 것’이다. 플라톤은 사람들이 자녀를 낳는 이유는, 자녀를 통해 우리 일부가 계속 살아 있게 하려는 욕망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플라톤은 이 방법은 성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일단 자녀는 나와 같지 않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의 불멸을 이룰 수 없다. 물론 자녀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 있지만, 세대가 지날수록 나와 같은 특징은 희미해질 것이다. 또한 자녀 역시 언젠가는 죽는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시간, 아빠가 지금 된 지금, 자녀와 함께 있는 지금은 지금 가면 결코, 절대로 다시 오지 않는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인 것 같지만 사실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라는, 이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이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하지만 결국 부모에게 중요한 것이 아이에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부모는 그 무엇보다, 즉 자신의 불멸보다 아이들이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물론 이 책을 다 읽을 즈음에도 여전히 “과연 아버지는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각자 나름대로의 확신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아버지로서의 이러한 확신과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아버지로서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하는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훌륭한 지침이자 근거가 되면서 모든 과정마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