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 이익의 심경질서(실학번역총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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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도서
    • 실시학사 실학번역총서
  • 재단법인 실시학사 지음
출간일 2016-10-20
ISBN 979-11-5550-170-2 93150
면수/판형 신국판(152 X 225)·304쪽
가격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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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심경질서』, 실사구시의 문헌적 전범
    합리적 고증과 해석을 통해 시비를 밝히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이 명나라 황돈(篁墩) 정민정(程敏政, 1446~1499)의 『심경부주(心經附註)』에 대해 주해한 『심경질서(心經疾書)』를 현대어로 옮기고, 그 원문을 함께 실은 것이다.


    본디 『심경(心經)』은 주희의 재전제자(再傳弟子)이면서 남송 말기 관료이자 학자였던 진덕수(眞德秀, 1178~1235)가 여러 경전과 도학자들의 저술에서 심성 수양에 관한 격언을 모아 펴낸 책으로, 명대에 정민정은 여기에 주석을 달아 『심경부주』를 편찬하게 된다. 일찍이 퇴계 이황과 그 제자들이 이 책을 중시해 널리 읽었으며, 그 가운데 어려운 구절에 주석을 붙여 『심경부주석의(心經附註釋疑)』 등을 짓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 퇴계의 학통을 잇는 성호는 정민정이 붙인 주는 여러 서적에서 골라 모은 것에 불과해 일관된 견해가 없다고 비판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심경부주』를 읽으면서 터득한 것을 기록해, 이 책 『심경질서』를 완성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심경질서』는, 주석의 권위에서 벗어나 합리적 고증과 해석을 통해 원의를 명확히 드러내 시비를 밝히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학문방식으로 전환해가는 17세기 조선 유학의 주요한 사례로서 재평가될 수 있다.



    『심경』과 『심경부주』

     

    『심경』은 『상서』, 「대우모」의 인심도심장(人心道心章)을 필두로 ‘존양(存養)’과 ‘성찰(省察)’ 양 방면의 수행에 도움이 되는 구절을 사서삼경ㆍ『예기』 등 경서뿐만 아니라, 주돈이ㆍ정이ㆍ범조우ㆍ주희 등 송대 학자들의 글에서 취해 모은 것이다. 진덕수는 주희의 제자 첨체인(詹體仁)을 통해 주자학을 전수받았는데, 주희가 육구연(陸九淵)의 학문적 입장에 대해 시종 반대했을 뿐 아니라, 도문학(道問學)과 존덕성(尊德性) 두 방면에 대해 병진하는 학문론을 주희가 평생 견지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심경』에서는 진덕수 자신의 해석을 일체 부가하지 않고, 경전과 선현의 글에서 심성 수양에 긴요한 부분을 발췌해 먼저 『상서』, 「대우모」의 인심도심장을 필두로 경전에서 뽑은 자료를 먼저 경전별로 배치하고, 그 뒤에 송대 유학자들의 문장을 시대순으로 배치했다. 곧 주희가 「중용장구서(中庸章句序)」에서 밝힌 전법론(傳法論)에 의거해 관련되는 실질적 수행 지침들을 모아 제시한 것이다.


    정민정은 진덕수의 『심경』에 다시 송대 학자들의 주와 자신의 견해를 부가해 『심경부주』로 편찬, 1492년에 간행했다. 정민정은 학문적으로 주희를 존중했는데, 학문방식과 관련해 주희가 도문학(궁리와 치지의 공부) 위주의 공부방식을 취하다가 만년에 존덕성(마음의 대체를 확립하는 공부)을 우선시하는 입장으로 전환했다고 이해했다. 그는 『도일편(道一編)』을 저술해 주희가 초기에 도문학을 중시하는 학문방식을 취해 육구연과 대립했다가 만년에는 존덕성 공부를 중시해 같은 입장이 됐다는 이른바 ‘조이만동론(早異晩同論)’을 주장했는데, 이 관점은 뒤에 왕수인(王守仁)이 ‘주자만년정론(朱子晩年定論)’을 주장하는 선구가 됐다.


    정민정은 존덕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주희의 정론이라는 견해를 『심경부주』에 반영했다. 그는 진덕수가 「존덕성재명」을 『심경』의 마지막 장에 배치한 것이 곧 존덕성을 중시하는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주자의 발언과 오징(吳澄)의 설 등 존덕성을 강조하는 글을 주로 부가해 주자의 만년정설로 세웠다. 이러한 정민정의 관점은 진덕수의 리학(理學)에 대한 이해나 『심경』을 편찬하면서 가졌던 진덕수의 입장과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이익의 실학적 태도

     

    이익이 『심경질서』를 통해 행한 작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이황의 관점에 따라 “겉으로는 주희를 따르지만 속으로는 육구연을 따르는[外朱而內儒]” 정민정의 논점을 비판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경부주』에 인용된 본문과 주석들의 맥락을 명료하게 밝히는 것이다.


    전자와 관련해서 보면, 이익은 공부방식과 관련해 이정(二程) 문하는 존덕성 쪽에 더 중점을 두면서 불교와 도교에 더 가까이 가고 도문학에 소홀한 폐단이 있었다면, 주희 문하에서는 도문학 쪽에 더 중점을 두어 글의 뜻에 얽매이고 존덕성 부분이 소홀하게 되는 폐단이 있었다고 본다. 이익은 정민정이 진순의 학문방식에 대해 도문학에 치우쳤다고 비판한 것이 일정부분 타당성이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민정이 주자의 만년정론으로 제시한 12개의 조목에 대해 그 맥락이 존덕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님을 차례로 지적해, 주자의 일반론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한다.


    가령, 황간(黃?)에게 답하는 편지에서 주희가 의미의 세밀한 이해에 집중하면 장족의 발전을 하는 데 도리어 장애가 된다고 지적한 것을 정민정은 존덕성을 우선시하는 사례로 들고 있다. 이익은 이 편지의 내용이 황간이 어린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과 관련해, 곧 소학(小學) 단계의 교육에서 함양이 필요함을 말하는 맥락이라고 밝힌다. 곧 이 편지는 소학 단계의 공부 방식에 대해서 특정한 개인의 사례를 두고 말한 것이어서 주희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일반화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후자와 관련해서 보면, 이익은 주자의 주석에 담긴 취지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과 더불어, 『심경』에 인용된 본문들의 맥락을 그 자체로 드러내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그는 장재의 「동명(東銘)」과 정이의 「사물잠(四勿箴)」에 대해 그 의미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스로 도(圖)를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심경질서』의 의의

     

    이익은 경(敬)의 수행을 위한 구체적 공부 방법을 주희의 「경재잠(敬齋箴)」에서 발견한다. 그는 주희가 「경재잠」을 통해 주일무적(主一無適), 정제엄숙(整齊嚴肅), 수렴(收斂), 상성성(常惺惺) 등의 방법을 두루 포괄해 경 공부를 제시했다고 풀이하고, 이들 방법을 동(動)과 정(靜)에 관통해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형태의 경 공부를 제시한다. 곧 외면의 공부로는 정제엄숙을 내면의 공부로는 수렴과 상성성의 공부를 사용하는데, 수렴은 정에, 상성성은 동정을 겸하면서도 동에 더 주안점이 있는 방법이 된다고 해석하고, 주일무적은 전체를 포괄하는 방법으로 설명한다. 이익의 이러한 설명은, 조선의 유학이 경을 수행하는 여러 방법들을 수행 과정에서 종합적으로 이용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수립하는 데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특히 『심경질서』는 정민정이 부가한 조이만동(早異晩同)의 주장을 비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심경』의 본문과 주석들의 맥락을 정밀하게 살펴서 그 원의를 드러내고, 수행의 지침으로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려는 문제의식이 매 구절마다 관통해 있다. 이익은 원의를 드러낼 때에는 주자의 주석에만 의존하지 않고 반드시 본문의 맥락과 자신의 경험에 의거하는 상식적이고 합리적 판단에 의거한다. 이것은 후일 제자 안정복에게 학문 방법과 관련해 주자의 주석에 의지해 경전의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경전의 맥락 자체를 먼저 깊이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각성시켰던 문제의식을 몸소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지은이 |


    ?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숙종 7)년에 태어나 1763(영조 38)년에 세상을 떠났다. 자는 자신(自新), 본관은 여주(驪州)이다. 이익은 경전 연구에서 주석에 의거하지 않고, 원문 자체의 맥락에 입각해 그 본지를 이해하는 탐구 방식을 선도했다. 동시에 치용(致用)을 중시해 윤행(倫行)에 실용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심법(心法)에 대한 탐구를 지양하는 한편, 고거(考據)를 박학에 그치지 않고 식무(識務)를 위한 방법으로 활용했다. 그의 학문은 유형원 등 선배의 학풍을 계승한 것으로, 윤동규?안정복?이병휴?신후담?권철신?권일신?이기양 등 문하의 학자들에게 확산됐고, 정약용에 이르러 집대성되어, 경세치용(經世致用)의 특색을 발휘하는 조선 실학의 큰 줄기를 이루었다.

     


    ■  옮긴이 |
     
    <실시학사 경학연구회>

    이우성?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문식?단국대 사학과 교수
    김보름?대림대 교양학부 강사
    김선희?이화여대 인문과학원 HK연구교수
    김성재?한국고전번역원 번역위원
    김수길?서울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김한상?명지대 철학과 교수
    문석윤?경희대 철학과 교수
    박성규?명지대 방목기초교육원 객원교수
    박종천?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교수
    박지현?서울대 동아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이봉규?인하대 철학과 교수
    이상돈?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연구교수
    이치억?성균관대 학부대학 강사
    이헌창?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임부연?서울대 종교학과 강사
    전성건?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함영대?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재단법인 실시학사

    실학사상의 계승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익 재단법인이다. 다양한 학술 연구와 지원 사업, 출판 및 교육 사업 등을 수행하며, 실학사상의 전파와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1990년부터 벽사 이우성 선생이 운영하던 ‘실시학사’가 그 모태로, 2010년 모하 이헌조 선생의 사재 출연으로 공익 법인으로 전환되었다.

    경학 관계 저술을 강독 번역하는 ‘경학연구회’와 한국 한문학 고전을 강독 번역하는 ‘고전문학연구회’라는 두 연구회를 두고 있으며, 꾸준하게 실학 관련 공동연구 과제를 지정하여 그에 맞는 연구자들을 선정?지원함으로써 우수한 실학 연구자를 육성하고 연구 결과물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번에 상재하는 ‘실시학사 실학번역총서’도 그의 소산이다. 앞으로 아직 세상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실학자들의 문헌을 선별해 오늘날의 언어로 옮기며, 실학의 현재적 의미를 확인해 나갈 것이다(홈페이지 http://silsihaksa.org).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 간행사 ? 실학번역총서를 펴내며
    ? 『심경질서』 해제 


    『심경질서(心經疾書)』


    서(序)
    1 『심경(心經)』, 「우모(禹謨)」
    2 「억(抑)」시
    3 「건괘(乾卦)」 구이효(九二爻)
    4 「곤괘(坤卦)」 육이효(六二爻)
    5 「손괘(損卦)」과 「익괘(益卦)」
    6 「복괘(復卦)」의 초효(初爻)
    7 『논어』에서 공자는 네 가지를 끊으셨다고 한다
    8 안연이 인에 대해 물었다
    9 중궁(仲弓)이 인(仁)에 대해 묻다
    10 『중용(中庸)』
    11 『대학(大學)』의 “성의(誠意)”
    12 수신(修身)
    13 『예기(禮記)』의 예악(禮樂)
    14 성정(性情)의 바름을 회복해 뜻을 조화롭게 한다
    15 군자는 그 도를 얻음에 즐거워한다
    16 『맹자』의 사단(四端)
    17 적자(赤子)의 마음
    18 우산(牛山)의 나무
    19 인은 사람의 마음이다
    20 지금 무명지가 있다
    21 사람이 몸에 대해 겸해서 아끼는 바가 있다
    22 똑같은 사람이다
    23 닭이 울면 일어나
    24 양심(養心)
    25 「양심설(養心說)」
    26 『통서(通書)』
    27 사물(四勿)
    28 「심잠(心箴)」
    20 「경재잠(敬齋箴)」
    30 「구방심재명(求放心齋銘)」
    31 「존덕성재명(尊德性齋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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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경질서(心經疾書)』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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