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묵자, 자유를 찾고 평화를 넓히다

  • 사람의무늬
  • 인문
    • 기획도서
    • 포개어 읽는 동양 고전
  • 신정근 지음
출간일 2015-12-25
ISBN 979-11-5550-147-4 03150
면수/판형 변형판 145x210·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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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무無의 자유인 노자, 유有의 실천가 묵자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무유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

     
    ‘공자와 노자’ 혹은 ‘묵자와 양주’의 조합에 익숙한 이들에게 ‘노자와 묵자’를 대비해서 보는 시각은 다소 생소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노자와 묵자는 제가백가 가운데 무無와 유有의 세계를 가장 잘 대변하는 사상가이다. 노자는 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의 세계에서 더 소유하려고 욕망해온 사람들에게 무의 세계라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반면 묵자는 오늘날의 소위 ‘삼포세대’처럼 먹지 못하고 입지 못하고 쉬지 못하는 삼환三患의 고통 속에 신음하는 백성을 위해 추상적인 가치와 이념에 매달리기보다 유의 세계 안에서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했다.

    지난해 문무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 공자와 손자, 성정의 세계를 깊이 탐구한 사상가 맹자와 장자를 크로스-리딩의 방식으로 읽어냈던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무와 유의 세계를 대변하는 두 사상가 노자와 묵자 함께 읽기를 제안한다. 사실 노자의 무와 묵자의 유는 답답한 현실의 문제를 극복하고 자유와 평화로 나아가는 디딤돌이었다. 이 둘을 포개어 읽다 보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 듯한 두 세계 무와 유가 같은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고전의 전문가와 고전 읽기 초보 독자 사이의 인문적 가교를 자임하는 신정근 교수의 ‘시대와 거울―포개어 읽는 동양 고전’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는, 노자와 묵자를 치열하게 고민하게 했던 그 시대처럼 소유와 욕망이 만연한 현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두 거장이 제시했던 삶의 해법을 함께 보여준다.

     

     

    무로 나아갈 것인가, 유를 극복할 것인가?

    현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두 거장의 치열한 고뇌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던 약육강식의 시대, 정치 지도자들은 저마다 부국강병이라는 지상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나를 따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아남기 위해 시작한 전쟁 때문에 백성은 도리어 생존의 위협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부국강병의 기치 아래 사람이든 사물이든 모든 존재는 그 길에 유리한가 불리한가로 분류될 따름이었다. 철저한 이분법의 틀 안에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 속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며 노자와 묵자는 무엇이 문제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자는 국민의 삶이야 어떻든 국부의 증대에만 열을 올리는 식인의 시대를 과감히 거부하고 서로 함께 살아가는 상생相生과 서로 함께 이루어주는 상성相成을 생각했다. 또한 특정한 시각으로만 사람과 세계를 바라보고 다른 관점을 인정하지 않는 인식의 폭력이 곧 현실의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특정한 가치로 유도하기 위해 다른 가치를 배제한다면 사람의 자발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이에 노자는 유의 세계를 넘어 무의 세계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묵자는 유를 넘어 무로 나아가는 것이 또 다른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았다. 세계를 특정한 틀로 규정할 수 없다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판단 역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추상적인 가치와 이념보다는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보았다. 결코 유의 세계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는 삼환을 극복할 ‘삼표三表’를 제시하며 혼란 속으로 직접 뛰어들었고, 난립한 유들의 차이를 지우기보다 그 차이를 크게 할 때 어느 것이 이롭고 어느 것이 해로운지 분명히 식별함으로써 현실의 변화를 일구어낼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시대의 제자백가―노자와 묵자 다시 읽기

    노자는 어떻게 無(무한정)를 통해 자유를 찾았는가?

    묵자는 어떻게 有(한정)를 통해 평화를 넓혔는가?

     

    『노자』는 5천여 자에 불과한 작은 책이지만, 다양한 주석서가 지금까지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석마다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 “노자가 여러 사람인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 노자의 대표 사상이라 할 수 있는 ‘무위無爲’ 또는 ‘무위자연無爲自然’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노자의 표현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단지 구절을 분석하고 피상적으로 보아서는 오해의 소지가 커진다. 따라서 저자는 노자 당대에 대한 이해부터 사상의 확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설명해나가는 방식을 취한다.

    특정한 가치와 방향을 유일하고 절대적인 것이라 주장하는 세상에서 노자는 그 반대의 ‘무의미한 존재’가 그 자체로 ‘유의미한 존재’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무위’는 무책임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유무상생’을 통해 다방향의 삶을 제시하는 것이다. 노자의 핵심 사상인 ‘도道’ 역시 상반되는 성질만이 아니라 그 성질이 가역적으로 일어나는 운동을 포괄한다. 그는 도를 통해 상반되는 성질이 대립하고 충돌하는 왜곡된 세상이 아니라 상반되는 성질이 공존하는 전체의 실상을 만나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노자에게는 ‘성인聖人’도 우매한 백성을 깨우치는 특별한 인물이 아니라 도를 따르는 사람일 따름이다. 이처럼 노자는 기존의 인식을 전복시키고 기존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자신의 사상을 구축하였다. 그의 ‘무지무욕無知無欲’ 역시 섣불리 ‘우민화’나 ‘금욕’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진리를 제대로 바라보고 헛된 욕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경계에 갇히지 않고 기존의 시선을 벗어난 유연한 사고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내가 아닌 존재 자체의 나를 온전히 바라보게 한다. 이렇듯 유의 세계를 넘어 무의 세계로 나아감으로써 얽매임에서 벗어난 노자는 자유의 사상가가 되었다.

     

    유가와 함께 동아시아의 대표 사상 도가를 이끈 노자와 달리, 묵자는 잘 알려진 사상가는 아니다. 그러나 다른 제자백가와 달리 사상을 정립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실천적 집단을 형성하여 현실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였으며, 당대의 사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묵자의 사상은 그의 책 『묵자』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추상적이라 해석이 다양한 『노자』와 달리, 책의 편명에 대표 사상이 반영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하라는 겸애兼愛, 침략 전쟁을 반대하는 비공非攻, 정부의 급하지 않은 비용을 아끼라는 절용節用 등을 포함하는 ‘묵자 십론’은 철저하게 춘추전국시대의 문제 상황을 풀기 위해 주장된 이론이다. 때문에 시대를 벗어난 이해는 묵자의 사상을 왜곡하는 출발점이 되고 만다.

    묵자는 정치가 응당 세상 사람들의 이익을 일으키고 재해를 없애고(흥리제해興利除害), 또한 가난한 자를 풍족하게 하고 힘없는 자에게 힘을 실어주며(부빈중과富貧衆寡), 위태로운 것을 안전하게 혼란한 것을 질서 있게 만들어야 한다(안위치란安危治亂)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위정자들이 이를 실천하지 않기에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여겼다. 이에 그는 백성이 고통 받지 않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를 돌보는 것처럼 남을 돌보라’는 ‘위피유위기爲彼猶爲己’를 주장하며 새로운 공동의 가치를 세우고자 했다. 소속별 무한 경쟁을 소속을 초월하는 연대로 바꾼 것이다.

    이웃의 아픔, 이웃 나라의 전쟁이 비록 지금 나의 일이 아니지만 언제든 나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묵자는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용병 집단이 되어 침략 위기를 받는 약한 나라로 가서 공동 방위를 펼쳤다. 전쟁이 아예 일어나지 않도록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상을 보여주는 실천가였다. 묵자는 무의 세계에 의존해 희망을 말하기보다 올바른 유와 그렇지 않은 유를 분명히 구분함으로 평화를 넓히고자 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노자와 묵자가 살았던 시대와는 다른 시대다. 전쟁 물자를 최우선으로 비축하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존재 가치가 부정되는 시대는 아니지만, 다시 한 번 노자와 묵자를 곱씹게 만드는 시대임을 부정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경계를 벗어나 무경계로 넘어가려고 했던 노자의 월경越境, 무경계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경계를 뚜렷하게 하는 묵자의 입의立儀 모두를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양한 시각 자료와 문자의 종합―동양 철학 이해의 새로운 접근법

     

    이 책은 같은 시리즈의 제1권 『공자와 손자, 역사를 만들고 시대에 답하다』, 제2권 『맹자와 장자, 희망을 세우고 변신을 꿈꾸다』와 함께 동양 철학의 사상가를 소개하면서 시각 자료와 문자의 종합을 시도하였다.
    서양의 철학사를 다룰 때 도판과 글의 결합은 이미 시도되었지만, 동양의 철학사를 다룰 때 문자 독점의 현상은 아직 여전하다. 보통 동양 철학의 글은 문자에 의존하거나 초상화 몇 장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는데, 사정이 이러하니 동양 철학을 읽으려는 욕구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내용이 좋아도 방식이 식상하면 관심을 갖기가 어렵거니와 요즘 문자를 ‘읽는’ 것보다 그림을 보듯이 문자를 ‘보는’ 세대가 등장한 만큼, 동양 철학의 글도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한 장의 사진과 한 폭의 그림이 수많은 문자와 어우러져 사상가에 대한 이해와 사상의 울림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저자는 이 책의 발간을 준비하며 노자와 묵자의 고향을 찾아 그들의 자취가 담긴 곳을 몸소 걸으며 생각했다. “여기서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생각을 일구었으며, 어떻게 그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었을까?” 저자는 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멀고 험한 곳이라도 직접 찾아 가서 사진 자료를 찍어 왔고, 그것들을 고스란히 책에 담아냈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신정근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과 예술철학을 강의하면서 교학상장 중이며, 유학대학장ㆍ유학대학원장ㆍ유교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사)인문예술연구소를 운영하면서는 ‘강연+공연’이란 신인문예술의 길도 함께 찾고 있다. 『동양철학의 유혹』,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등의 대중적 글쓰기 영역과 『사람다움의 발견』, 『철학사의 전환』 등의 전문적 글쓰기 영역을 자유로이 횡단하고 있다. 동양철학의 현대적 재구성과 영역의 확장에 관심을 두고 텍스트를 깊고 넓게 읽는 데 주력하면서 이 과정에서 발굴되는 동아시아 학문의 도전 정신을 현재의 사상적 자원으로 축적ㆍ심화시키고 있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서문

    프롤로그 _ 무유의 세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이야기

     

    노자, 자유를 찾다

    인트로 _ 노자는 어떻게 (무한정)를 통해 자유를 찾았는가?

    금기 많을수록 백성은 가난해진다

    - 유위의 억압을 넘어 무위자연의 자발성으로

    -도는 포용하고 공존하는 흐름 그 자체

    - 자연에는 자비가 없다

    - 유는 무에서 생겨난다

    - 대장부와 좀생원이 다른 이유

    - 무지무욕은 우민화가 아니다

    - 그칠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

    -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 노자의 핵심은 무위 리더십

     

    묵자, 평화를 넓히다

    인트로 _ 묵자는 어떻게 (한정)를 통해 평화를 넓혔는가?

    - 나와 타인을 동등하게 대우하라

    - 학문의 본령은 배움을 실천하는 것

    - 편가름의 갈등에서 아우름의 협력으로 나아가자

    - 전쟁 반대’,  말보단 행동으로 실천

    - 묵자가 문화 예술을 반대한 까닭은?

    - 개인 실력 존중’  논리 기틀 마련

    - 하늘의 뜻 앞세워 응보적 정의 실현

    - 공정한 상벌로 권리와 의무를 재조정하다

    - 사적 욕망보다 공적 원칙 우선시

    -투쟁과 정의를 중시한 돈키호테적 사상가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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