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판철학자, 신후담
’하빈河濱 신후담愼後聃(1702~1761)은 근기 남인계의 학문 정신을 계승한, 성호학파 내의 진보 성향을 가진 대표적인 학자이다. 성호에게서 회의를 통한 본지탐구의 방법을 익혀 주자학만을 절대존신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해석을 추구하였으며, 관념적 유희보다는 실제의 행사를 중시하는 실학적 사유를 이어간 인물이다.이 책은 재단법인 실시학사에서 펴내는 ‘실학번역총서’의 두 번째 책으로, 신후담의 주저이기도 한 『대학후설(大學後說)』과 『사칠동이변(四七同異辯)』을 현대어로 옮기고, 각각 그에 해제를 붙인 것이다. 후미의 부록에는 각각 그 원문을 표점과 함께 실어, 학인들에게 제대로 된 독서 환경을 제공하고자 했다.
// 제1편 하빈 신후담의 『대학후설(大學後說)』
신후담은 『대학』을 해석하는 데 있어, 당시 주류였던 주자의 『대학장구』를 저본으로 삼지 않고, 본디 『예기』에 수록되어 있던 원본 그대로인 『고본대학』을 취하여 『대학』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냈다. 주자학만을 존신하는 조선 후기의 경직된 학문 풍토 속에서 주자의 『대학장구』를 저본으로 하지 않고 『고본대학』을 취하여 독자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격물치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 팔조목의 성의(誠意)에 중점을 둔 해석, 자의 파악과 조응 관계 분석을 통한 해석, 제설의 비판적 수용 등―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더구나 청대 초기 학자들의 설까지 광범위하게 채취하여 좀 더 합리적인 해석을 시도하였다는 점만으로도 신후담의 『대학』 해석은 경학사적으로 충분히 그 의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념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현실에 바탕을 둔 실제의 행사(行事)에 초점을 둔 해석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제2편 하빈 신후담의 『사칠동이변(四七同異辯)』
『사칠동이변』은 신후담이 40세 되던 해(1741)에 완성된 저술로, 본래 총 네 장(章)으로 구성되었다가 이를 빌려 본 성호와 사칠론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으면서, 편찬 이후 다섯 장이 새로이 추가되어 총 아홉 장으로 확장됐다.신후담의 사칠설은 사단과 칠정의 현상적인 구분을 없애고, 시발점과 지향점이 어디인가에 따라 그 정감이 달라진다. 즉, ‘순수한 천지의 리(理)의 작용이며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性)에서 발한, 공(公)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정감’과 ‘오행(五行)의 리의 작용이며 성색취미(聲色臭味)의 성에서 발한, 사(私)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정감’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사단과 공(公)칠정 혹은 성인의 희노(喜怒)이고, 후자는 일반인의 칠정이다. 공적인 정감과 사적인 정감은 그것의 구성요소인 리와 기의 상태부터 애초에 다르며, 그것이 기반하고 있는 인성 역시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사단과 공칠정을 한 종류의 정감으로 묶고 있는 신후담은 스스로 고봉이나 율곡, 즉 칠정과 선한 사단을 동일시하는 학자들에게도 일면의 정당성이 있으며, 퇴계의 설에도 다소간의 출입(出入)이 없지 않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사칠론은 후의 정산 이병휴나 다산 정약용의 사칠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 지은이 |
하빈(河濱) 신후담(愼後聃)
1702(숙종 28)년에 태어나 1761(영조 37)년에 세상을 떠났다. 자는 이로(耳老), 본관은 거창(居昌)으로, 한양에서 태어났다. 23세 때 성호(星湖) 이익(李瀷)을 찾아가 문인이 되었다. 윤휴(尹?)·허목(許穆) 등 근기 남인계의 학문정신을 계승하고, 성호에게서 회의를 통한 본지탐구의 방법을 익혀 주자학만을 절대존신하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추구하였으며, 관념적 유희보다는 실제의 행사를 중시하는 실학적 사유를 드러내고 있다. 동문 이병휴(李秉休)와 함께 성호학파 내의 진보 성향을 가진 대표적인 학자로 후대 정약용(丁若鏞) 등의 경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조선 후기 경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 옮긴이 |
최석기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정소이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 기획 |
재단법인 실시학사
실학사상의 계승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익 재단법인이다. 다양한 학술 연구와 지원 사업, 출판 및 교육 사업 등을 수행하며, 실학사상의 전파와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1990년부터 벽사 이우성 선생이 운영하던 ‘실시학사’가 그 모태로, 2010년 모하 이헌조 선생의 사재 출연으로 공익 법인으로 전환되었다. 경학 관계 저술을 강독 번역하는 ‘경학연구회’와 한국 한문학 고전을 강독 번역하는 ‘고전문학연구회’라는 두 연구회를 두고 있으며, 꾸준하게 실학 관련 공동연구 과제를 지정하여 그에 맞는 연구자들을 선정?지원함으로써 우수한 실학 연구자를 육성하고 연구 결과물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번에 상재하는 ‘실시학사 실학번역총서’도 그의 소산이다. 앞으로 아직 세상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실학자들의 문헌을 선별해 오늘날의 언어로 옮기며, 실학의 현재적 의미를 확인해 나갈 것이다(홈페이지 http://silsihaksa.org).
■ 책 속에서 |
하빈은 이처럼 제가의 설을 광범위하게 수용하였지만 무조건 수용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타당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점에 대해서는 인용한 설 바로 밑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였다. 그는 심지어 스승 성호의 설에 대해서도 미진한 점이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놓았고, 동학 이병휴(李秉休)의 설을 지지하면서도 좀 더 심도 있는 자신의 견해를 곁들여 놓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제가의 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좀 더 합리적인 해석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그에게서 경서해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본문 39쪽, ‘『대학후설(大學後說)』 해제’ 중에서
“『대학후설(大學後說)』은 내가 『대학』을 읽을 적에 절마다 의문점을 기록하고서, 정자(程子)?주자(朱子)의 설 및 다른 선유(先儒)들의 설을 채집하고, 근래 사우(師友)들에게 얻어들은 내용을 아울러 취하여 한데 모아 한 부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주자의 『대학장구(大學章句)』보다 뒤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의문점을 적어 둔 설을 모아 완성한 것이므로 책의 제목을 ‘후설(後說)’이라고 붙였다.”
|본문 41쪽, ‘『대학후설(大學後說)』 도입부’ 중에서
“사단은 이발(理發)이고 칠정은 기발(氣發)이라는 설은 주자에게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퇴계 선생이 그것을 조술(祖述)하였는데, 고봉은 선생을 따라 취학한 자로, 처음에는 사단(四端)은 단지 칠정(七情) 가운데 있다고 의심하여 리(理)와 기(氣)로 분속할 수 없다고 변석하였으나, 끝에는 <자신의 설>을 번복하고 퇴계 선생의 설로 돌아가 합치[歸一]할 수 있었다. 율곡에 이르러서는 다시 고봉의 초견(初見)이 옳다고 주장함에 따라 사단칠정의 담론은 나뉘어 두 가지가 되어 오늘날까지도 완결되지 않은 주제이다. 무릇 마땅히 고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본문 219쪽, ‘『사칠동이변』의 서문(四七同異辯序)’ 중에서
1702(숙종 28)년에 태어나 1761(영조 37)년에 세상을 떠났다. 자는 이로(耳老), 본관은 거창(居昌)으로, 한양에서 태어났다. 23세 때 성호(星湖) 이익(李瀷)을 찾아가 문인이 되었다. 윤휴(尹?)·허목(許穆) 등 근기 남인계의 학문정신을 계승하고, 성호에게서 회의를 통한 본지탐구의 방법을 익혀 주자학만을 절대존신하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추구하였으며, 관념적 유희보다는 실제의 행사를 중시하는 실학적 사유를 드러내고 있다. 동문 이병휴(李秉休)와 함께 성호학파 내의 진보 성향을 가진 대표적인 학자로 후대 정약용(丁若鏞) 등의 경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조선 후기 경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54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졸업. 동 대학교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 문학박사.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 연수부 및 상임연구원 수료. 경력 : 민족문화추진회 전문위원 역임. 현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한문학과 교수
간행사
실학번역총서를 펴내며
제1편 『대학후설(大學後說)』 ― 해제
1. 주자(朱子)의 ?대장장구서(大學章句序)?
2. ?독대학법(讀大學法)?
3. 대학 편제(大學篇題)
4. 대학(大學) 제일장(第一章)
5. 제이장(第二章) 석격물치지(釋格物致知)
6. 제삼장(第三章) 석성의(釋誠意)
7. 제사장(第四章) 석정심수신(釋正心修身)
제2편 『사칠동이변(四七同異辯)』 ― 해제
1. 『사칠동이변』의 서문(四七同異辯序)
2. 사칠설원(四七說原)
3. 사칠설동(四七說同)
4. 사칠설이(四七說異)
5. 성호의 『사칠신편(四七新編)』과 관련하여 의심나는 것을 적다(星湖李丈『四七新編』記疑)
6. 사칠동이변후제(四七同異辯後題)
7. 사칠동이변중발(四七同異辯重跋)
8. 성호에게 올리는 사칠론 별지(上星湖論四七別祗)
9. 정곤재(鄭困齋)의 사칠설에 대한 의문을 기록함(鄭困齋四七說記疑)
부록
『대학후설(大學後說)』 원문
『사칠동이변(四七同異辯)』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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