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계 유형원 연구(실학연구총서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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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도서
    • 실시학사 실학연구총서
  • 김태영, 문석윤, 김무진, 최윤오, 김선경 지음
출간일 2013-05-31
ISBN 978-89-7986-990-3 94150
면수/판형 신국판(152 X 225)·4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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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실학의 제1조, 유형원’―실리와 공익

    실학사상의 계승 발전을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실시학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발간하는 ‘실학연구총서’의 여섯 번째 책이다. 반계는 조선 후기 새로이 태동하는 실학의 학풍을 개척적으로 확립함으로써 후세에 이르러 ‘실학의 제1조(祖)’라는 칭호를 얻은 인물이다. 성리학적 경세론에 비해 반계의 실학이 지닌 가장 특이한 현상은 조종의 법제라는 통치규범과 주자학이라는 현실적 지배이념을 지양하면서, 구체적으로 새로운 국가체제 개혁론을 제기하였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실학연구총서를 펴내며...

    지금 여기, 실학의 의미를 되묻다

    최근 학계 일각에서 ‘실학’의 역사적 실체에 대한 의심과 회의의 시각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근대’에 대한 반성에 수반하여, 실학이 단지 근대 국가를 지향하던 시기에 지식인들의 한시적 관심 위에 구성된 허구적 가상물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구체적인 연구의 심화에 따라, 실학자들의 경학 혹은 자연학 상의 학술적 성취에 대해 회의적 견해가 표명되기도 한다. 이러한 의심과 회의의 시각 앞에서 연구자들은 다시 한 번 실학 연구에서 실학의 ‘태도’와 실학의 ‘방법’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즉 실학자들이 취하였던 개혁적이고 실천적인 태도와 관심, 개방적 실용주의의 관점, 그리고 실사구시의 정신 등이 그것이다. 그것은 곧 실학에서 근대학문으로 이어지는 우리 학문의 역사를 주체적으로 구성해내는 길이 될 것이다. 실학에 대한 의심과 회의가 결국 실학에 대한 더욱 견고하고 풍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자원이 될 것이다.

     

    각 논문의 개요

    문석윤의 「반계의 실리론」은 실학 형성의 철학적 배경을 분석한다. 반계도 물론 당시의 성리학 풍조를 따라 이기론(理氣論)이라는 본체론을 중심으로 학문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는 왜란·호란의 참화라든가 정치적 비리가 끝없이 연속되는 역사 현상을 기존의 이기론으로써 결코 설명할 수가 없었다. 기(氣)의 작용으로 그 같은 현상이 전개되는 것이라면 이(理)는 어디서 무엇하는 존재란 말인가? 현실과의 오랜 대결과 참구(參究) 끝에 그는 드디어,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실리론(實理論)을 깨쳐내기에 이른다. 그것은 곧 성리학에 고유한 인간 기질론의 숙명적 한계를 지양하고, 실리야말로 기(氣)를 규제하면서 이 세상을 적극적으로 주재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실리론을 바탕으로 하는 반계의 현실 개혁적 이상주의가 곧 조선 후기 실학의 학풍을 확립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하였다고 이 논문은 설파한다.

     

    김태영의 반계의 「변법적 통치론」은 반계를 통해 만민의 생활 현실을 기본으로 삼는 ‘이하위본(以下爲本)’의 새로운 통치론을 읽어 낸다. ‘천하의 대본’인 토지를 만민의 항산의 터전이 되도록 공전(公田)으로 제도화하되, 농민 1가의 표준 농지의 산정에서부터 옛 경전의 원리를 자신의 체험으로 점검해 본 후에야 이에 확정한다. 그 같은 기초 위에 반계는 사민(四民)의 직사를 자영적이면서도 분업적으로 연계되도록 조직함으로써 모든 주민이 각기의 위상과 몫을 차지하여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안한다. 조선 후기의 현실에다 옛 경전의 주체적 해석을 통해 깨친 원리를 구성적으로 응용함으로써 이에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도 가장 독자적인 실학적 국가 개혁론을 제시한 것이라 함이 이 논문의 견해이다.

     

    김무진의 「반계의 지방통치 개혁론」은 반계의 왕정적 통치론이 각 현지의 지방행정을 통해서 구현되는 실체를 논한다. 전국의 잔약한 군현을 통합적으로 재조정하여 1/3 가량을 줄이는 대신, 수령의 임기를 9년으로 장기화하여 행정적 군사적 실권을 행사토록 하며, 부관(副官)을 설치해서 지방통치를 강화한다. 수령은 중앙 정령의 전달자로서의 위치를 지양하고 인재의 육성과 추천, 공전의 배분과 상설 점포의 설치 등 산업의 재편과 진흥을 통해 각 지역마다 왕정적 통치행정을 추진하는 독자적 주체로서의 국가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향소(鄕所)에다 재지 세력을 대표하는 공직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여 수령의 통치행정을 보좌토록 하고, 면(面) 단위 실무자인 향정(鄕正) 또한 토지와 호구를 파악하는 구체적 공무를 집행함으로써 통치행정의 최일선을 맡는다. 모든 향직자는 정상적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류(士類)로 충원하며, 늠록(?祿)을 지급하고 승급의 기회도 부여한다. 향약(鄕約)도 더욱 활성화하여 명실상부한 자치규약으로 운용한다.

     

    최윤오의 「반계의 공전제국가론」은 반계의 개혁론이 현실의 토지와 노동력 그리고 유통 문제를 총체적으로 결합시켜 해결함으로써 강력한 공전제국가의 건설에 목표를 두었다는 주장을 편다. 반계의 공전제론은 농민의 항산(恒産)의 터전을 보편적으로 보장하고자 한다. 그리고 노비층의 신분 개혁을 통해 오랜 인습의 예속노동 행태를 지양하고 계약에 의거하는 고용노동력을 대대적으로 확보함으로써 현실의 인간 전체를 공전제국가의 기본 주민으로 삼아 전체 생산노동의 주체적 역량을 크게 확대하고자 한다. 그런데 반계의 토지·노동 개혁론은 유통경제의 활성화를 통해서야 이에 보완된다. 국가는 전국 각지의 요로에다 상설의 포자(鋪子)를 설치하고 그 운영비까지 지원함으로써 이에 토지·노동생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정책적으로 추진한다. 그래야만 국가 차원의 재분배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김선경의 「반계의 조세 수취제도 개혁론」은 국가재정에 관한 반계의 해결 전망을 논한다. 조세 수취의 일반 기준은 1/10율로 한정한다. 부담 기준이 애매한 공물?진상과 수시 분정의 특별세는 전면적으로 혁파하고, 조세는 전세(田稅)와 공?상세(商工稅), 그리고 어·염세(魚鹽稅) 등의 상세(常稅)로 통일하여 수취한다. 그래서 생산과 영업에 종사하는 모든 납세자는 현지의 지방 군현만을 상대하도록 구조화한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조세 수취를 미곡과 화폐로 통일 수납한다. 경상(經常)의 세입에 근거하는 경상비의 지출 형태로 국가재정을 편성한다. 생산·유통과 조세 수납의 현장에 기생해 온 인습의 중간 농단을 일체 근절함으로써 만민의 생활이 넉넉해지고 국가재정 또한 여유로워지리라는 반계의 전망을 읽는다.

     

    ■ 기획 |

    재단법인 실시학사

    실학사상의 계승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익 재단법인이다. 다양한 학술 연구와 지원 사업, 출판 및 교육 사업 등을 수행하며, 실학사상의 전파와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 벽사 이우성 선생이 1990년 서울 대치동에 문을 열고, 1999년 고양시 화정동으로 이전하여 운영되던 실시학사가 그 모태로, 2010년 모하 이헌조 선생의 사재 출연으로 공익 법인으로 전환되었다. 경학 관계 저술을 강독 번역하는 ‘경학연구회’와 한국한문학 고전을 강독 번역하는 ‘고전문학연구회’라는 두 연구회를 두고 있으며, 꾸준하게 실학 관련 공동연구 과제를 지정하여 그에 맞는 연구자들을 선정?지원함으로써 우수한 실학 연구자를 육성하고 연구 결과물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번에 상재하는 ‘실시학사 실학연구총서’도 그의 소산이다. 앞으로도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실학이 개화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왔으며, 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연구하게 될 것이다(홈페이지 http://silsihaksa.org).

     

    ■ 집필진 |

    문석윤   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

    김태영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김무진   계명대학교 사학과 교수

    최윤오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김선경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원

     

    ■ 책 속에서 |

     

    반계의 제도 개혁론은 곧 자신의 시대에서 유교 국가의 본질을 새삼 질문하고 그것을 참답게 회복해 내고자 한 기획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 옛날 공자와 맹자에서 그러했듯이, 결코 과거를 이상화하고 맹목적으로 그에로 회귀하고자 한 퇴영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니라, 미래에로 열려진 새로운 국가 기획의 출발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그러한 기획 내에 들어 있는 내적 모순들과 현실적 불일치들이 현현되고 충돌하고 서로 작용하면서 새롭게 전개됨을 통해 극복되어 가는 새로운 운동의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통 성리학의 완성이자 극복의 시작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반계의 실리론’ 중에서

     

    반계의 공전제국가는 토지와 노동의 재배치를 통해 부의 재분배를 유도하고 있었다. 민의 기본 생존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각자의 노력에 따라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국가는 나름대로 중간수탈을 배제하는 가운데 국가재정을 충실하게 할 수 있었다. 부의 재분배 방식은 이 같은 토지와 노동, 그리고 상설포자 경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반계수록』은 상하 수직적 신분제 사회를 새로운 인간관계론에 바탕을 둔 공전제국가로 만들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지제도와 신분제가 빚어낸 중세의 모순을 개혁하여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공전제 토지 개혁이 완성되어 가면서 사민(사농공상) 간의 직분을 중심으로 서로 소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면, 이전의 왕조국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국가가 탄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래의 중세국가를 혁신하여 새로운 공전제 국가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반계의 구상을 100년 후의 국왕 영조와 정조가 주목하고 그것을 재간행하였던 것은 아마도 공전제국가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국가 차원의 방대한 구상을 마음에 다시 새기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한다.

    |‘반계의 공전제 국가론’ 중에서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김태영

    경희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교수.

    문석윤

    1963년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朝鮮後期 湖洛論辨의 成立史 硏究”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에서 수학하였으며, 명지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湖洛論爭 형성과 전개》, 《인간과 자연》(공저), 《외암 이간의 학문세계》(공저)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退溪의 ‘未發’論”, “葛庵 李玄逸의 性理說”, “星湖 李瀷의 心說에 관하여: 畏庵 李?의 <堂室銘>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주된 관심분야는 유교 나아가 (조선) 성리학에 대한 철학적 이해이다.

    김무진

    계명대학교 사학과 교수

    최윤오

    연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다.
    논저로는 『한국노동운동사』, 『조선후기 토지소유권의 발달과 지주제』 등의 저서와
    「유럽중심주의 역사인식의 반성과 비판」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김선경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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