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유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삶을 살았으며, 조선조 유학의 단서를 열어준 정몽주의 치열했던 생애와 사상

1. 정몽주 대한 역사적 평가는?

한국사상사의 흐름을 되돌아볼 때 높은 경륜과 절개 그리고 지조를 겸비한 인물을 들라면 정몽주를 꼽을 수 있다. 왜냐하면 정몽주의 경륜이 이루어낸 업적은 결코 ‘천하의 선비’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조의 역대 군왕들과 많은 유학자들에게 의리정신의 표본이 되었으며, 한국 도학의 단서를 열어준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한 개혁적 정교 이념은 기본적으로 유학, 특히 성리학적 가치관에 기반한 것이었기에 혁명으로 왕조를 교체해야만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혁명론자들에 동의할 수 없었으며, 결국은 이 때문에 고려 왕조와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었다. 고려 말 조선 초기의 역사서들은 모두 이성계의 창업을 혁명으로, 고려조를 위해 혁명 세력에 대립했던 정몽주를 간신(姦臣) 또는 난신(亂臣)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았던 정몽주가 그의 충절과 의리를 인정받게 된 것은 태종이 권근의 주청을 받아들여 정몽주를 ‘만고의 충신’으로 표창하고,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불사이군(불사이군)’의 모범으로 본받으라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2. 사상가로서의 정몽주의 위상은?

조선조 전반기의 학통(學統) 문제는 조광조의 학덕을 기리는 과정에서 뚜렷해졌는데, 조광조까지의 학문적 맥락을 정몽주→길재→김숙자→김종직→김굉필→조광조로 보는 것이 당시 학계의 일반론이었다. 이것은 정몽주의 한국사상사적 위치가 한국 도학 사상의 맹아로서 자리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정몽주의 사상사적 위상은 조선조 유학 사상의 주춧돌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의 사상은 조선조 유학 사상의 흐름을 결정짓는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그 사상사적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조선조 유학자들이 보여준 정몽주에 대한 다음의 추앙과 존숭이 이를 극명하게 반영해주고 있다.고봉 기대승 : “고려 말기에 정몽주는 충효의 큰 절의가 있었고, 정주(程朱)의 학문을 배워 동방 이학의 조종이 되었는데, 불행하게도 고려가 망하는 때를 당하여 살신성인하였습니다.” 퇴계 이황 : “정몽주의 거센 바람 우리 나라에 떨치니/사당도 학궁(學宮)도 우람하고 그윽하네/공부하는 모든 선비에게 말하노니/연원과 절의 둘 다 으뜸이라네”우암 송시열 : “선생이 호걸한 재주로 빼어나고 특별히 솟구친 자질을 지고서 고려의 운수가 끝나갈 때 섬기는 바에 노고를 다하여 신하의 도리를 다 갖춘 것은 이미 역사책에 전해져서 옛사람과 나란히 전해지고 있거니와, 고려에 선생이 계셨던 것이 어찌 불행이었겠는가? 그렇기는 하나, 선생은 하늘이 우리 동방을 위하여 태어나게 하신 것이다.”

3. 저자의 집필 의도는?

필자는 정몽주 사상을 단순히 지난 과거의 문제로만 한정시켜 이해하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이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학문 자세에 어긋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정몽주가 목숨을 걸고 추구하고자 한 높은 이념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도학의 단서를 열고 있는 정몽주의 사상과 인생 여정의 참모습을 온당하게 체득하여 자기 철학을 건강하게 구축하는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인문학의 위축’이라고 진단되는 오늘날 우리들의 인문정신을 개선하고 확충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 선현들의 사상은 재조명되어야 하며, 앞으로 동서양이 하나의 세계로 엮어져 가는 세계화 시대를 고려하면 더욱 그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사상적 가치관이 혼란스러워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인간답고 바르게 사는 삶인지 판단 기준이 점점 애매모호해져 가는 여건에서 이 책에 소개된 정몽주의 철학과 사상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정한 자극과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