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유교 경전에 대한 번역서들이 수없이 많이 나왔으나, 몇몇의 역작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본어판의 글을 차용하거나 자의적인 해설에 의존한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좀더 정확하고 완전한 번역이 요청되는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조선의 선비들이 읽었던 내용으로서 철저히 주자의 주서에 근거한 경전 번역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선정했다.
<유교경전번역총서>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책 <시경>의 특징은 주자의 경전해석에 충실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유교 경전에 대해서 다양한 주석이 있으므로 주자의 주석만을 고집할 수는 없으며, 학자들 간에는 주자학의 한계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주자의 주석을 기본으로 이해하지 않고는 유교 경전의 본질에 올바르게 접근할 수 없으며, 주자학을 외면한 경전 이해가 자칫 유학의 본질을 더 크게 오도할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따라서 <유교경전번역총서> 시리즈는 주자의 주석에 근거하여 경전의 난해한 부분들에 대하여 명료하면서도 쉽게 해석하고 있으며, 의해(義解)와 요지(要旨) 등을 통하여 문장의 대의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일반 번역서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사서삼경의 본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자 하거나, 가르치려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읽어야 할 기본이 되는 필독서라고 본다.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정신적 도덕의 위상이 추락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새로운 정신문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