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성호 이익 선생은 1681년(숙종7) 평안도 운산(雲山)에서 탄생하여 1763년(영조 39) 경기도 안산시 일동【당시는 광주 첨성리(瞻星里)】에서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평생을 농어민과 동고동락하면서 한편으로는 학문연구에 몰두하여 당시 사회 제도를 심층 분석 비판하고 그 대책을 강구하여 그에 대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사회 개혁을 주창한 실학의 중조(中祖)로서 성호 이익 선생을 평가하였다. 따라서 그러한 입장에서 성호 이익 선생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150여편이나 나왔고, 다양한 주제별(문학 · 경학 · 사회사상 등)로 초점을 맞춘 단행본도 여러 권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피폐된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는 실용주의 실학자로서의 성호보다는 헐벗고 굶주리는 농투사니들의 신산(辛酸)한 삶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휴머니스트로서의 성호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선생을 생각하노라면 백성들의 곤고(困苦)한 삶에 대한 애정어린 슬픈 눈길이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존엄성만이 아니라 심지어는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조차 존엄하게 대하였다. 그래서 선생의 실학은 효용성과 실용성을 중시하여 도출된 실학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현실적 삶을 통찰하여 도출된 휴머니즘이라 말하고 싶다. 그래서 성호 이익 선생은 살아 숨쉬는 실존적 인간을 중심으로 세계를 파악하였고, 그 인간 중에서도 소외된 계층이 살아가는 현실을 바탕으로 개혁을 요구하였다. 다시 말해 성호 이익 선생은 소외 계급을 대변해주는 휴머니스트요, 사회 개혁사상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의 단편적 주제의 논문과 저서들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성호 이익 선생의 인간적인 면모를 바탕으로 그의 전체적인 사상을 담아내려고 노력하였다. 선생의 인간적인 삶의 궤적을 더듬어보기 위해 1장에서는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담았다. 사상 체계를 담고 있는 2장에서는 선생의 철학사상과 사회 개혁 사상을 다루었다. 그리고 마지막 3장에서는 저서를 간략하게 실었다. 저술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일부분만을 발췌하여 실었다.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어 신음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소외 계층의 인권을 대변해주는 휴머니스트 실학자인 성호 이익 선생의 따스한 가슴을 다시 되돌아보며 차갑게 얼어붙은 가슴에 잉걸불을 따뜻하게 피울 수 있다면 그 아니 아름답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