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사상으로 굳게 뿌리를 내리고,
2천 년 이상 동아시아인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 공자 사상의 핵심이
녹아 있는 <논어>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책
■ 이 책은
<논어> 해설서가 이미 서점에 많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필자가 새로운 관점에서 <논어> 역·주·해·소 작업에 착수해서 방대한 분량의 책을 펴낸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시중에 보편화된 <논어> 해석이 기본적으로 <주자집주(朱子集註)>에 입각해 있어서다. <주자집주>는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희가 풀이한 책이지만 이 책은 학문적인 목적으로 쓰였다기보다는 과거시험 준비생들을 위한 참고서로 쓰였기에 해석의 객관성과 관련해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논어>를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다. <논어>는 분량이 방대한 데다 수많은 인물과 주제가 등장해 웬만큼 작심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이를 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 펴낸 책은 원문 내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해석한 뒤 이를 주제별로 분류해 공자 사상의 전모를 체계적으로 밝히는 데 주력했다.
셋째는 <논어>를 해석하는 데 유가와 도가 사이의 차이점을 가능한 줄이고 공통점을 드러내는 데 힘썼다. 동아시아인의 사유에는 유가와 도가의 차이가 생각만큼 크지 않은데 관련 학자들에 의해 부풀려진 면이 많다. 그래서 ‘산’학문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동아시아 다른 사상과의 공통점을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유학이 동아시아인의 사유와 함께 호흡하면서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어>는 공자가 쓴 책이 아니라 중국 전국시대 초기쯤 공자 제자들이 스승의 행적과 언행을 토대로 해서 쓴 책이다. 그래서 <도덕경>이나 <장자>와 비교해 그 구성이 산만해서 <논어>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쉽지가 않다.
따라서 <논어>가 지닌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공자가 살았던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설명해야 공자가 어째서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특히 각 단락을 해석할 때마다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글을 풀이하고자 애썼는데 공자의 삶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다.
이 책이 모쪼록 <논어>라는 동아시아의 위대한 사상의 일단에 접근하는 또 다른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미주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성균관대학교에서 34년간 미디어 및 커뮤니 케이션을 가르쳤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학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는 소통을 위해 동아시아사상을 연구했다.
그래서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을 위해 <장자> 내편, 외 편, 잡편 및 <도덕경> 역·주·해·소를 펴내고, 인간끼리의 소통을 위해 <논어> 역·주·해·소를 펴냈다.
그리고 마지막 작업으로 삶과 죽음과의 소통을 위해 <야바라밀다심경> 해·소를 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