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사상사 연구의 석학 스즈키 사다미가 말하는 생명
: 일본 사상사 연구 분야의 석학 스즈키 사다미(鈴木貞美) 선생님의 특강을 책으로 정리했다. 스즈키 사다미는 1947년생으로 일본의 국책 연구기관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와 이 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종합연구대학원대학에 오랫동안 재직해 연구를 하다가 현재는 동기관의 명예교수로 있다. 근래 주된 관심사는 일본의 고전 비평인데, 현역에 있는 동안 일본 근현대 문예사의 재구축을 기획했으며 지금도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개념 편성의 사상사적 연구가 기본적인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강연을 준비한 주제인 ‘생명’에 관해서도 개념 편성사적 관점에서 연구해 왔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생명’이라는 말이 과거 전통 사회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다양한 사상과 지식의 복잡한 영향 관계 속에서 재편되었음을 다루면서 강연을 진행할 것이다. 관련 저서인 『생명관의 탐구—첩하는 위기 속에서』(生命観の探求: 重層する危機の中で)는 일본 내에서는 꽤 유명한데,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저서 『생명관의 탐구』와 『일본인의 자연관』(日本人の自然観)을 토대로 하고 있다.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 생명학 CLASS>를 기획하며
: 오늘날 우리는 ‘생명’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그 의미를 깊이 성찰할 기회는 많지 않다. 근대 과학과 서구적 사유 속에서 정립된 ‘생명’ 개념은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동시에 인간과 자연, 기계와 생명의 경계를 엄격히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기후 위기, 인구 구조의 변화, 첨단 기술의 발전, 인공지능(AI)의 등장과 같은 거대한 전환을 맞이하면서, 기존의 생명관은 더 이상 충분한 설명력이 없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시금 묻는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생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가치를 부여해야 하는가? 생명과 생명을 잇는 관계 속에서 돌봄과 책임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기술 발전과 함께 생명윤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의 생명학 CLASS 시리즈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기획되었다. 동아시아미래가치연구소는 동아시아적 전통 속에서 생명 개념을 탐구하고, 현대 과학기술 및 인문학적 사유를 융합하여 생명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시도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 강연록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학술적,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생명을 해석하고, 현대 사회가 직면한 생명 관련 난제들을 조망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특히, 현재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돌봄(care)’과 ‘생명윤리(bioethics)’의 가치에 주목하며, 생명과 생명 사이의 관계성을 조명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근대적 생명관의 한계를 넘어, ‘돌봄’과 ‘생명윤리’를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 기술과 생명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한다. 생명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사회적 논의를 확장함으로써, 보다 지속 가능하고 공생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도쿄대학(東京大学) 문학부 프랑스문학과를 졸업하고 창작, 평론, 편집 업무에 종사했다. 이후 도요대학(東洋大学) 문학부 교수를 거쳐, 인간문화연구기관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 및 종합연구대학원대학 문화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양 기관을 정년퇴임한 이후 명예교수로 취임하였다. 문화적 개념과 장르의 편성사라는 연구 주제로 고전 평가사를 포함한 일본 근현대 문학사의 재구성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와 생명-니시다 기타로의 고투』(歴史と生命―西田幾多郎の苦闘, 2020), 『일본인의 자연관』(日本人の自然観, 2019), 『근대의 초극-그 전전・전중・전후』(近代の超克―その戦前・戦中・戦後, 2015), 『「일본 문학」의 성립』(「日本文学」の成立, 2009), 『생명관의 탐구—중첩하는 위기 속에서』(生命観の探究―重層する危機のなかで, 2007) 외 다수가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일본문예비평으로 석사, 일본 종합연구대학원대학에서 근대일본사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동아시아인문융복합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임 중이다. 일본을 토대로 동아시아 근대의 지(知)와 개념의 재편성에 관해 개념편성사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시베리아출병이라는 트라우마가 가져다준 ‘인재’: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의 전사」(2024), 「《플루토》가 보여주는 ‘착시’ 세계: 로봇이 상상한 미래 사회의 메타포」(2024) 등이 있으며, 『재일문학이 그린 재일코리안』(2021)의 저서를 포함해 자이니치의 정신사(공역, 2016), 생의 철학: 제국을 내파하는 아나키즘(공역, 2024) 등 다수의 역서와 편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