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을 번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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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글라스 하울랜드(Douglas Howland) 지음
  • 김현, 박은영, 소진형, 손민석, 송경호, 이헌미, 홍철기역자
출간일 2021-02-25
ISBN 979-11-5550-469-7
면수/판형 신국판(152 X 225)·4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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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문명개화 시대의 자유, 권리, 주권, 사회

     

    19세기 후반 문명개화의 도상에서 소개된 서양정치사상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리버티(liberty)”라는 개념은 쉽게 번역되었지만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개념이었다.

    라이트(right)”, “오소리티(authority)”, “파워(power)” 그리고

    소버린티(sovereignty)”라는 개념들은 처음에는 모두 ()’으로 옮겨졌으나 정치적 논쟁을 거치며 점차 구별되었다.

    신조어 사회(社会)의 등장은 소사이어티(society)”의 발견을 수반했다.

        

        

    이 책은 정치사상사를 번역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연구이다. 번역은 우리의 지식 생산과 전파의 거의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너무나 일상적으로 일어나다보니 우리는 이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그래서 번역학(translation studies) 분야에서 상당한 연구 성과가 이미 축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굳이 이를 참조하는 수고를 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 책은 현대 번역학보다는 20세기 중반 이후에 등장한 정치사상사 연구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스키너(Quentin Skinner)를 비롯한 케임브리지 학파(Cambridge School)’의 정치사상사 혹은 지성사 연구와 코젤렉(Reinhart Koselleck)을 비롯한 독일의 역사학자들에 의해 주도된 개념사 연구가 대표적이다.

    저자 하울랜드는 이 두 가지 연구 전통의 교집합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동아시아 근대 초기에 서양정치사상 수용 과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그의 문제 제기가 중요한 것은 동아시아의 정치적 근대성에 관한 기존의 역사 서술이 대체로 의미론적 투명성(semantic transparency)’이라는 특정한 목적론적 관점에 입각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그가 보기에 기존의 역사 서술에 따르면 서양의 근대성은 특정한 시기를 지나고 나면 이미 완성되었거나, 혹은 현실적으로는 불완전하더라도 최소한 이상(ideal)의 수준에서는 더 이상 변경이 불필요한 완성 단계에 도달하게 되는데, 동아시아의 근대화는 바로 이러한 서양 근대성의 고정된 이상을 향해 접근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사상사를 접근하게 되면 중요 정치·사회 개념과 사상의 번역 및 수용의 과정은 이처럼 완성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변화할 이유가 없는 이상을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서양의 원본 개념 및 사상을 얼마나 왜곡 없이 충실하고 투명하게 동아시아의 언어들로 옮겨오는가의 여부라는 유일한 기준에 따라서 판단하고 평가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개념어들이 서양의 개념어들과 일 대 일의 대응 관계에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 책은 2000년대 초반에 발표된 연구 성과이며,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메이지 시대에 등장한 다양한 서구 개념들에 대한 연구가 상당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19세기 일본과 동아시아에서의 정치사상사 역시 다각도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근대 서양 개념의 동아시아적 수용에 대한 일본 내의 연구는 서구의 개념사 및 지성사 연구와는 일정부분 궤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문명(文明)’, ‘자유(自由)’, ‘권리(権利)’, ‘사회(社会)’ 등의 개념어가 사실 일본 전통의 야마토 말과 중국에서 유입된 한자한어로서 한문맥(漢文脈)을 가질 뿐만 아니라 에도막부 말기부터 메이지 이래로 수용된 서구 근대 개념들에 대한 음차어나 번역어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 어휘는 단지 서양 개념을 옮기고 지칭하기 위한 기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역사적 기본 개념의 일부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이는 일본에서의 연구 성과나 이 책만으로 완수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메이지 초기 후쿠자와 유키치가 사용한 자유라는 번역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서양 18-19세기에 일어난 리버티(liberty) (및 대립·인접) 개념의 의미 변화와 후쿠자와가 살았던 시대와 장소의 언어적 맥락을 검토해야만 하듯이, 우리는 그 이후에 서양과 동아시아 양측에서 일어난 정치적 의미와 역사적 맥락의 변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여 정치적 개념과 사상의 역사를 조망해야만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동아시아 내부에서 한국, 중국, 일본 사이의 상호적인 영향 관계 및 각국에서 전개된 문명’, ‘자유’, ‘권리’, ‘사회등의 어휘의 개별 역사에 대한 포괄적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더글라스 하울랜드(Douglas Howland)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드폴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세기 동아시아의 서구화, 중국과 일본의 국제법과 국가주권, 자유주의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저서로 Personal Liberty and Public Good: The Introduction of John Stuart Mill to Japan and China(2020), International Law and Japanese Sovereignty: The Emerging Global Order in the 19th Century(2016), Borders of Chinese Civilization Geography and History at Empire’s End Duke University Press Books(1996) 등이 있다

    김현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BK교육연구단 박사후 연구원.
    연세대학에서 정치사상을 전공했고, 현재 근대정치사상사, 개념사, 민주주의론에 관심을 두고 연구
    중이다.

    박은영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과 일본 도시샤(同志社)대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일본 근대사이며, 근대 국가와 전쟁, 종교, 근대 여성의 사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치무라 간조와 근대 일본(2023), 근대전환기 일본 여성의 정치참여와 자기인식-니지마 야에(新島八重)를 중심으로-(2021) 등 다수의 연구가 있다.

     
     

     

    소진형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서울대학교에서 한국정치사상사를 전공했고, 현재 동아시아 전근대 및 근대 시기 교류사, 번역사, 정
    치사상사를 연구 중이다.

    손민석

    서양정치사상을 전공했고, 정치와 종교 문제와 비판적 정치철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현대 정치의 위기와 비전: 니체에서 현재까지(공저), 디지털 기술과 정치(공저), 우리 시대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들1,2 (공저), 옮긴 책으로는 신학, 정치를 다시 묻다: 근대의 신학-정치적 상상과 성찬의 정치학이 있다.

     

    송경호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연세대학교에서 19세기 동아시아 인권 수용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성사・개념
    사에 관심을 두고 연구 중이다.

    이헌미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외교학과에서 공부했다. 관심 분야는 한국외교사, 동아시아 지역질
    서, 젠더와 국제정치이다.

    홍철기

    서강대학교 글로컬한국정치사상연구소 전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정치적 대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19·20세기 정치
    사상사와 개념사 연구를 하고 있다.
    408

  •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미디어서평
  • 감사의 글

        

    1 서론

    19세기 일본 서구화

    문명개화의 역사기술

    의미론적 투명성의 문제

    번역에서의 개념의 역사성

        

    2 계몽된 문명의 기획

    문명개화: 계몽된 문명

    여담: “문명과 계몽

    계몽된 문명과 학자의 직분

    문명과 언어

    한학 논쟁

    문명과 도덕성

        

    3 번역 기술과 언어의 변화

    충실성과 접근성

    동류어와 그 해결방식

    번역어와 외래어

    일관성의 창조: 표준화와 형식화

        

    4 자유의 구축

    자율성과 개인의 재량

    독립과 이기심

    종교의 자유: 개인의 신앙과 공중 예배

    출판의 자유: 자연적 진보와 일시적 공황

        

    5 권리와 주권의 구분

    서양 법과 정치제도의 번역

    민권: 인민의 권리와 국민의 권리

    주권에 대한 신문 논쟁

    후쿠자와 유키치의 국권론

        

    6 인민의 표상, 사회적 상상

    도쿠가와 시대 신분 질서: ‘사농공상혹은 사민

    부르주아와 사무라이의 자기표상으로서의 사회

    국회개설운동에서 인민 표상

    스펜서의 진화론적 진보 이론에서 소사이어티사회

        

    7 결론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저자 및 역자 소개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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